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년 회견에서 밝힌 대북 정책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안보 전략으로 믿기지 않는다. 우선,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관련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 김정은은 최근 노동당 대회에서 “미국과의 합동 군사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우리의 거듭된 경고”를 거론하며 대놓고 훈련 폐기를 요구했다. 문 대통령 언급은 이에 대한 반응인 셈이다. 군사훈련은 동맹의 핵심이다. 미국은 6·25전쟁 이후 상호방위조약으로 맺어진 유일한 공식 동맹국이고, 북한은 이번 노동당 대회에서도 무력 적화통일 노선을 분명히 한 주적(主敵)이다. 북한이 연합훈련 중단을 통해 동맹 해체를 노린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도 협의하겠다는 것은 적에는 훈련 ‘허용’을 구걸하고, 동맹은 배신하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둘째, 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의 대북 인식도 비현실적이어서 국가 안보를 심각한 위협에 빠뜨린다. 한·미는 3월 연합훈련을 계획 중이다. 이미 준비 작업에 착수했을 것이다. 그런데 “한·미 연합훈련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라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틀 안에서 논의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원론적으로 그럴 수 있지만, 현실은 이미 정반대로 움직였다. 김정은은 불과 며칠 전에 “핵무력 건설의 중단없는 강행”을 선언하고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온갖 신형 무기들을 과시했다. 전술핵 개발도 공개 천명했다. 하나같이 한국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고, 전문가들은 북한의 동시다발 공격 땐 현재 시스템으론 방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진단한다.

셋째,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이 핵을 증강한다든지 무기체계를 더 하겠다는 부분도 비핵화와 평화군축 회담이 타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현실에 눈 감은 환상도 넘어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비본질적 문제”라며 거부한 대북 지원과 남북 회담도 거듭 거론했다. 안보는 최악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공개 위협조차 없는 것처럼 말한다. 대한민국 안보를 스스로 허무는 이적(利敵)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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