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 인연 쌓았던 김형진
안보실 2차장 임명도 같은 맥락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용 외교부 장관 지명자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서 물러난 지 6개월 만에 다시 중용한 것은 1년여 남은 임기 동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기 위해서 조 바이든 미국 신행정부를 잘 알고 설득할 수 있는 대미통이 절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 청와대 외교비서관과 외교부 차관보를 거치면서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과의 인연을 쌓은 김형진 서울시 국제관계 대사를 국가안보실 2차장에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18년 ‘한반도의 봄’ 주역인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정 지명자가 각각 청와대와 외교부를 이끌면서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기조를 임기 끝까지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한 빌딩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한 정 지명자는 “장관에 임명된다면 문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외교정책을 잘 마무리하고 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두고 문 정부가 한반도 프로세스의 방향 전환이나 수정이 아닌 기존 기조를 관철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2차장 역시 대미 외교에 공을 들이는 차원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 2차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지명자 인선과 관련해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21일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해오던 대북 정책에 대해서 미국이 좀 존중을 해달라, 이런 희망의 표시가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정부 사정에 정통한 외교소식통 역시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부터 4월 판문점 선언 등 한반도 평화의 봄을 재연하겠다는 생각을 문 대통령이 계속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의사 결정 과정에서 주변부에 머물렀던 외교부의 역량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도 엿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재임 기간 동안 외교부가 청와대의 주문을 받아 외교정책을 집행하는 부서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강 장관보다는 외교부 조직과 외교정책에 있어서 외교부의 목소리가 더 날 것”이라며 “서 실장과 정 지명자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고 대북 특사단으로 평양에도 같이 갔다 왔던 사이여서 청와대와 외교부 간에 협조가 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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