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산업계 지각변동

대한항공·아시아나 매출 추락
하나투어 본사건물도 매각 검토

온라인쇼핑 거래액 145조 달해
쿠팡 적자 축소 나스닥상장 추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1년이 지나면서 국내 산업계가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불황을 모를 것 같던 잘나가던 대기업이 구조조정 태풍으로 휘청거리는 반면, 코로나19 덕분에 매출이 1년 사이에 10배 이상으로 오른 기업이 나타나는 등 극명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산업계 재편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대기업보다는 중견기업들의 구도 개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년간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격랑에 휘말린 곳은 항공·여행산업이다.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항공 수요 급감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편입되는 전환점을 맞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각 7조6355억 원, 4조43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대비 39.8%, 42.0% 줄어든 수준이다. 이로 인해 임직원들도 유·무급 휴직을 해야 하는 고통을 겪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72.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행업과 면세업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관광업계 피해는 약 14조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는 2000명이 넘는 임직원 90.0%가량이 무급휴직을 하고 있고 본사 사옥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국내 규모가 약 16조 원으로 전년 대비 35.0% 이상 줄어든 면세업계 역시 고사 직전이다. 다음 달 인천공항 제1 터미널 면세점 운영이 종료되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공항 이용객이 급감함에 따라 앞으로 입찰에 참여해야 할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배달앱을 비롯한 온라인쇼핑 관련 기업들과 택배사 등은 ‘언택트(Untact·비대면) 산업’의 급성장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수혜 업종으로 떠올랐다. 온라인쇼핑 업계는 최대 호황기를 맞았다. 통계청 분석 결과, 지난해 1~11월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45조12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했다. 쿠팡은 한때 1조 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줄이고 단숨에 미국 나스닥 상장을 넘볼 정도로 급성장했다. 바이오·제약 업종도 코로나19 사태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기업인 씨젠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1220억 원) 대비 752.9%나 성장한 1조40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잘나가던 중견기업들이 위기에 봉착한 반면, 온라인쇼핑 기업 등 신생 기업들이 주요 기업으로 부상하는 등 코로나19 사태로 산업계 부침이 심했다”며 “코로나19로 위축된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임대환·곽선미·김온유 기자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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