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앙투자심사서 “재검토”
용산 민주인권기념관과도 겹쳐
市, 3월중 재심사 의뢰 계획에
“무리한 추진 예산 낭비” 지적
편향된 이념교육 활용 우려도
오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가운데 서울시가 총 사업비 64억 원이 투입되는 ‘민주화운동교육센터’(가칭) 조성을 본격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중앙투자심사에서 기존 시설과의 기능 중복 등을 이유로 해당 계획이 퇴짜를 맞았는데도 시가 재심사를 추진하고 있어, 예산 낭비 우려와 함께 센터가 편향된 정치·이념교육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서울시 안팎에 따르면 시는 민주화운동 교육센터 건립을 위해 오는 3월 중 행안부에 중앙투자심사를 재의뢰한 뒤 5월 중에는 심사를 다시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지난해 8월 관련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같은 해 10월 중앙투자심사를 받도록 했지만 △기능(전시) 중복 △시민 의견수렴 부족 △유지관리비용·수익 창출 방안 미흡 등의 이유로 ‘재검토’ 대상으로 분류됐다.
지방재정법상 사업비 40억 원 이상의 지방투자사업은 행안부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국비를 지원받지 않더라도 지방사업이 중앙투자심사를 받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예산집행을 막고 지방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
시가 추진하는 센터는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연면적 713㎡)로, 총 사업비는 64억 원(토지매입비 24억 원·공사비 등 40억 원)이 책정됐다. 시는 센터에 전시(223㎡)·교육(75㎡)·사무(145㎡)·공용(270㎡) 공간 등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민생경제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데도 시가 예산 낭비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한 민주화운동 이슈 선점 사업에 열을 올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군다나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조성 의지를 밝혔고 내년 정식개관 예정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옛 남영동 대공분실) 등과의 기능 중복 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이 기념관 역시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전시·추모와 기념·교육·연구·저장 공간 등으로 운영할 것을 표방하고 있다. 또 남산 예장자락 옛 중앙정보부 6국 자리에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라는 어두운 역사를 기억하고 돌아보는 ‘기억6’(인권 광장·전시실)도 최근 완공된 바 있다.
시는 지난 12∼16일 서울시민 348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4.6%가 ‘센터 건립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25.4%였다. 센터 건립이 불필요하거나 필요하되 이용 의향이 없다는 응답자 1062명 중 가장 많은 508명(47.8%)이 ‘유사 시설이 많아서’를 이유로 꼽았다. ‘세금 낭비가 예상돼서’ ‘방치시설이 될 것이 뻔해서’ ‘학교 교육으로 충분해서’ 등의 기타 의견도 나왔다. 시 관계자는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 등 기존 시설과는 최대한 중복이 없도록 다른 방향으로 센터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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