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이 거위를 번쩍 들었다 놓는다

날아가지 못하는 거위의 일생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물에 띄워 놓은 한 덩이 두부처럼

거위는 후회하지 않아서 다시 거위가 된다

연못을 잠그고

물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새와 거위 사이가 멀어져서 날이 저물었다



창문이 많은 봄이었는데

들길 산길에 색색의 기분들이 흘러 다니는 봄날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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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199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지리산문학상, 시인광장작품상을 수상했다. 시집 ‘매혹의 지도’ ‘중세를 적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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