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오페라 같은 느낌을 피아노 레퍼토리에서도 받을 수 있죠.”
지난 27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그레이트홀. 모차르트가 17세 때 작곡한 94초 분량의 피아노 소품이 248년 만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손끝에서 되살아났다. 한국인 최초의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조성진은 모차르트의 265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2021 모차르트 주간’ 행사에서 248년간 잠들어 있던 미발표곡을 세계 최초로 연주(사진)했다. 2분이 채 안 되는 짧은 곡이지만, ‘청년 모차르트’의 역동성과 경쾌함이 묻어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조성진이 이날 초연한 곡은 ‘알레그로 D장조’ 작품번호(K) 626b/16이다. 모차르트가 1773년에 쓴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은 모차르트의 이탈리아 여행 시기와 겹친다. 모차르트가 여행 중에 썼거나 아니면 돌아온 직후 잘츠부르크에서 작업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악보는 막내아들 프란츠 모차르트가 넘겨받은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이후 세상에 떠돌다 경매를 통해 파리 한 미술상인으로부터 모차르트 연구기관인 모차르테움 재단 품으로 돌아온 것이 2018년이다. 전문가들은 3년 이상 진위를 확인한 끝에 모차르트가 직접 쓴 작품으로 결론 내렸다.
조성진은 이날 미발표곡을 포함해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2번’과 ‘핌피넬라’ ‘알레그로 C장조’도 들려줬다. 그는 모차르트 주간을 앞두고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G)을 통해 소개된 영상에서 “어렸을 때부터 모차르트 작품을 연주하는 것을 좋아했다”며 “오페라처럼 이야기를 품은 듯한 느낌이 모차르트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모차르트 주간 예술감독을 맡은 테너 롤란도 비야손은 “94초 동안 모차르트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이 곡을 뛰어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연주해줘서 행복하다”고 밝혔다.
모차르테움 재단은 지난 1956년부터 모차르트 주간 행사를 개최해왔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성진의 무대 녹화 영상은 도이치그라모폰 유튜브 채널, 메디치 TV 등을 통해 공개됐다. 디지털 싱글 음원은 29일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