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정부 시절 판결개입 의혹 당사자인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소추를 추진해 법조계에서 비판이 확산되는 가운데, 29일 오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부 적폐청산 명분으로 진행되는 사법행정권 남용사건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호웅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정부 시절 판결개입 의혹 당사자인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소추를 추진해 법조계에서 비판이 확산되는 가운데, 29일 오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부 적폐청산 명분으로 진행되는 사법행정권 남용사건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호웅 기자
민주당, 검찰 개혁 끝내자마자
‘세월호 재판 개입 위헌’ 카드

“정치권, 사법부 군기잡기 나서
헌재선 기각이나 각하 나올 것”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초유의 탄핵 추진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선 세월호 관련 재판 개입은 묵인할 수 없는 위헌 행위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마무리한 여권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 유죄 판결 등 여권에 불리한 판결이 잇따라 나오자 화살을 사법부로 돌리기 시작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입법부가 법관 탄핵을 남발한다면 사법부의 재판 독립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29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임 부장판사에 대해서 세월호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진행된 1심 판결을 보면 반헌법 행위”라며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도 임 부장판사의 재판 개입 행위가 탄핵대상이라고 의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판결을 하고도 무사히 지나가는 이 행위는 묵과할 수 없다”며 “반드시 바로잡으라는 (국민의) 뜻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계와 법조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만으로 탄핵을 진행하는 게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모든 것이 현 정부·여당의 의도에 맞지 않는 행동에 대한 정치적 압력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번 인사에서 사의를 표명한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최근 여권 인사들에 대해 자신들에게 계속 불리한 판결이 나오고 원전 수사 등 여권 관련 수사가 곧 법원으로 넘어오려 하니 ‘오비이락’이라도 판사들 겁주기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판결 결과가 자기들 마음에 안 든다고 사법행정권 남용 1심 재판에서 무죄가 나온 부장판사를 탄핵한다는 것은 명백한 삼권분립 위배이고 ‘사법부 길들이기’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도 “정치권이 사법부 군기를 잡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어서 헌법재판소에 가면 기각이나 각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헌법 위반이라고 인정하더라도 중대성이 없으면 파면은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신중하게 지켜보는 모양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탄핵소추안이 나오면 요건이 맞는지, 탄핵할 필요가 있는지 등에 대한 종합적인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고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날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손우성·김현아·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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