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부터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이미 접종을 시작한 세계 각국이 물량 부족으로 대혼란을 겪고 있다.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앞으로 6주 이후에는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 상황이어서 각국의 백신 확보 전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를 포함하는 수도권 일드프랑스에서 백신 1차 접종이 다음 달 2일부터 중단된다. 독일도 오는 4월까지 백신 부족 사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이 발표했다. 슈판 장관은 “백신 부족으로 향후 10주 이상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스페인도 물량 부족으로 접종 중단을 발표했다. 화이자가 생산량 증대를 위해 제조 과정을 변경하면서 공급을 일시적으로 늦췄기 때문이다.
오는 29일 유럽의약품청(EMA)의 사용 승인을 앞두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둘러싼 혼란은 더욱 심각하다. 2월 한국에서 접종이 시작되는 아스트라제네카는 유럽연합(EU)과 올해 1분기 8000만 회분을 공급하기로 계약했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생산 차질을 이유로 3100만 회분만 공급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EU는 영국에 줄 물량을 줄여서라도 당초 약속한 분량을 달라고 하고 있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과 먼저 계약했다며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탈리아는 아스트라제네카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고, EU 27개 회원국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백신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가하겠다는 위협까지 나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다음 달 1일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대표들을 불러 회의까지 연다.
기존 백신들의 변이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생각보다 낮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노년층에 대한 효과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효능 논란도 있다. 독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 연구소 산하 예방접종위원회는 이날 “현재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백신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불충분하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8∼64세 사이 연령층에게만 접종하라고 권고했다. 노바백스도 이날 자사 백신의 예방 효과가 89.3%라고 발표했지만, 남아공 변이 예방 효과가 60%였다고 밝혔다. 모더나 백신도 남아공 변이에 대해선 6분의 1 수준의 중화항체를 생성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변이바이러스는 전 세계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날 미국에서 남아공발 변이바이러스가 최초 발견된 가운데, 향후 6∼14주 내에 최악의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자문단에 속해 있는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은 이날 CNN에서 “미국에서 퍼지고 있는 변이바이러스 때문에 앞으로 6∼14주 내에 우리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뭔가가 닥칠 것”이라면서 “곧 가장 암울한 나날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