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은 안보 동맹의 중추(中樞)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 점차 위축되더니 최근에는 ‘컴퓨터 게임’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개탄까지 듣게 됐다. 특히, 3월로 예정된 정기 훈련을 앞두고 문 대통령은 물론 서욱 국방부 장관까지 “북한과 협의” 입장을 밝혀 아예 유명무실화할 조짐까지 보인다. 실전 같은 훈련을 하지 않으면 실제 전투에서 제대로 싸울 수 없음은 자명하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한·미 연합군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은 최근 “연합훈련이 컴퓨터 게임이 돼 가는 건 곤란하다”며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정부 전직 고위 인사와의 회동에서 “야외 기동훈련 없는 컴퓨터 훈련으로는 연합 방위 능력에 차질이 생긴다” “실전 상황이 되면 군인들이 혼비백산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고 한다. 미 국방부 대변인이 28일 브리핑에서 한·미 연합훈련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훈련준비태세 유지에 전념할 것”이라며 “파이트 투나이트(Fight tonight)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우려는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실제로 한·미 연합훈련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뒤 폐지·축소되고, 훈련도 대부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바뀌었다. 서 장관 역시 지난 27일 3월 훈련과 관련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하는 연례 연습”이라면서 “필요하면 북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이미 연합훈련 철폐를 요구하고 있는데, 거기에 부응하겠다는 말로도 들린다. 이미 키리졸브연습과 을지프리덤가디언, 독수리훈련 등 이른바 3대 한·미 연합훈련이 2019년부터 폐지되면서 전면전에 대비한 야외 기동훈련은 중단됐다. 북한은 최근 제8차 당대회 열병식에서 대남 공격용 탄도미사일을 과시하고 전술핵 개발계획까지 밝혔다. 문 정부가 안보 근간을 허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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