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 도입 100년 다 됐지만
인기는 커녕 잘 알지도 못해
마케팅 동원 인기종목 만들것”
日서 나고 자라 7년 선수 생활
‘뼛속까지 럭비인’ 남다른 애정
“지난 100년이 대한민국에 럭비의 씨앗을 뿌린 시기였다면, 앞으로 100년은 럭비의 꽃이 ‘만개’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쏟겠습니다.”
1946년 대한럭비협회 창립 이후 첫 경선에서 제24대 회장에 선출돼 지난달 29일 취임한 최윤(58·사진) OK금융그룹 회장은 “대한민국 럭비의 ‘백년대계’를 세워, 럭비 중흥의 새 시대를 활짝 열어가겠다.”며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럭비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100년이 다 돼 가지만, 오는 7월 도쿄(東京)올림픽이 사상 첫 올림픽 출전일 정도로 비인기 종목이다. 그러나 비인기 종목이라는 지적에 그는 손사래를 쳤다. “알고 보면 재미있다. 비인기 종목이 아니라 ‘비인지’ 종목”이라고 강조했다. “OK금융그룹 읏맨 프로배구단이 창단 2년 만인 2015년 우승을 차지한 만큼 그룹의 스포츠마케팅 역량을 총동원해 사랑받는 인기스포츠로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럭비 실업팀 창단 요구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우선순위가 아니다”고 단호히 말했다. “실업팀 창단은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으나 그것은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서 저변 확대를 위한 공약을 우선 실현한 후 때가 되면 창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7년간의 선수 생활과 지난 4년간 럭비협회 부회장을 거치면서 누구보다도 한국 럭비의 현실을 잘 안다고 했다. 그런데도 비주류였던 자신이 첫 경선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된 것은 럭비인들이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며 변화와 개혁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 럭비팀 창단 지원과 장학금 지급, 럭비인 처우개선, 해외연수 및 맞춤형 현장교육, 꿈나무 육성 및 국가대표팀 지원 확대 등 선거에서 내건 여덟 가지 공약을 임기 동안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또 대한민국 럭비계 전반의 운영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했다. “학창시절부터 스포츠를 통해 ‘인성을 겸비한 인재’를 키우는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럭비인들이 운동뿐만 아니라 교양·리더십·사회성까지 체득할 수 있는 새로운 육성체계를 마련하겠습니다.”
나아가 럭비에만 국한하지 않고 “한국 스포츠가 과거의 스파르타식 교육을 지양하고, 학교 스포츠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즐기는 스포츠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엘리트 육성을 위한 스포츠와 즐기는 스포츠,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미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스포츠 선진국에선 그렇게 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인 만큼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선진국형 학교 스포츠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럭비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스스로 “뼛속까지 럭비인”이라고 할 정도로 소문난 ‘럭비광’이다. 선수 생활을 통해 체득한 ‘올포원, 원포올(All for one, One for all)’과 희생·협력·인내 등 ‘럭비정신’이 오늘날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회를 탈바꿈해 ‘퀀텀점프’를 실현해 낼 것”이라며 “럭비 선진국인 일본을 실력으로 당당히 이기는 것이 개인적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단으로 출발해 정통을 지향하고, 정통이 되는 순간 다시 이단을 지향하라’. 그의 인생 좌우명이다. 남과 다르게 생각해 새 영역을 만들어 최고가 된 이후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는 뜻이다. 일본 나고야에서 나고 자란 그가 자수성가해 직원 수 4000여 명, 총자산 규모 12조 원의 OK금융그룹을 일궈낸 그의 삶에 녹아 있다. 재일교포 3세이면서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아 평생을 경계인으로 살아온 그가 체득한 생존비법이기도 하다. 그는 재일교포 3세이면서도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인’이란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 회사 이름의 ‘OK’도‘오리지널 코리안(Original Korean)’이란 의미가 담겨있다.
최 회장은 OK저축은행, OK캐피탈 등의 계열사를 둔 OK금융그룹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OK금융그룹 읏맨 프로배구단 구단주, 재일본대한체육회 부회장, 재외한국학교 금강학원 이사장 등도 맡고 있다.
글·사진 =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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