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게 한 언행만으로도 사법부 독립을 수호할 대법원장 자격이 없다. 그런데 임 부장판사가 4일 공개한 당시 발언 녹취록을 보면 김 대법원장의 해명 역시 ‘거짓말’인 것으로 드러났다. 법관의 중요한 책무가 범죄 혐의자나 소송 당사자들 주장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는 일임을 고려하면, 하루도 더 대법원장 자리에 있어선 안 된다.

당시 김 대법원장은 “지금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 “오늘 그냥 수리해 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 등의 발언을 했다.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의 사표 제출을 인지한 상태에서 정치권의 탄핵 가능성 때문에 사표 수리를 못 한다고 한 것이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국회에 제출한 답변에서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은 없다” “임 부장판사가 정식으로 사표를 제출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는데 모두 거짓말로 드러난 셈이다. 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최고법원 수장이 시정잡배 같은 뻔뻔한 거짓말을 한 것은 참담한 일이다.

더 근본적이고 심각한 문제는 김 대법원장이 법관 탄핵을 공모(共謀)했다고 할 만한 정황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5월 22일 김 대법원장은 사의 표명차 찾아온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탄핵이 되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하고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아” 등의 언급을 했다. 탄핵 절차가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4·15 총선 뒤 여당에서 판사 탄핵이 구체화한 시점이었고, 앞장선 여당 의원들이 김 대법원장과 친분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공모 의혹은 더 짙어진다. 4일 한 시민단체가 김 대법원장을 고발했다. 김 대법원장은 즉각 사퇴하고 수사 받아야 마땅하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