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정당의 정반대 행보

더불어민주당이 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 등 진영 논리에 기반한 비이성적 정치 행태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미국 공화당은 당내 이견을 포용하면서 극단주의를 이성으로 제압하는 ‘품격’의 정치를 연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선 패배에 승복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의 4년’을 치유하는 대대적 내부 정비에 나선 셈으로, 건강한 당내 의견을 배제하면서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민주당과는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공화당은 3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투표에서 당론과 달리 찬성표를 던졌던 당의 하원 권력 3인자 리즈 체니 의원총회 의장 징계안을 반대 145명 대 찬성 61명으로, 큰 표차로 부결했다. 공화당이 배출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배신’ ‘배반’으로 간주할 수 있었지만, 공화당은 오후 10시까지 이어진 5시간의 토론 끝에 ‘포용’으로 결론 내렸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의원들 사이에선 “양심에 따른 선택을 처벌할 순 없다” “당의 자산인 체니를 징계하면 ‘트럼프당’이 돼버린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당 지도부는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이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의 보복을 당하지 않도록 일부러 비밀투표에 부쳤다. 대선 패배라는 쓰라린 아픔에도 반대 의견을 수용하고, ‘팬덤 정치’의 피해가 재연되지 않도록 배려한 셈이다.

반면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행보는 정반대다. 지난해 공수처 설치법 표결 때 기권표를 던져 당론에 반대했던 금태섭 전 의원은 결국 민주당을 탈당했다. “당의 오만한 태도, 유불리만 계산하는 모습에 절망했다”는 금 전 의원의 당시 발언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반대 의견 수용은커녕, 획일화와 ‘팬덤 정치’로의 편향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각종 의혹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를 비판했던 김해영 전 민주당 최고위원과 박용진 의원 역시 ‘문빠’에 찍혀서 문자 폭탄에 시달렸다.

이 역시 미국 공화당과는 정반대다. 공화당은 여전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영향력에도 불구, 극단주의적 사고와는 거리두기를 시작했다. 극우 음모론 ‘큐어논(QAnon)’ 신봉자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을 압박, “동료 의원들을 난처하게 해 죄송하다”는 사과를 끌어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1·6 의회의사당 난입’ 사건으로 미국 민주주의 추락을 언급하지만, 오히려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공화당이 보여주는 모습이 바로 ‘정치의 품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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