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 1년뒤 파5서 이글 잡아
78타로 생애 첫 70대 기록
골프용품사업 시작 4개월째
BT21캐릭터 헤드커버 인기
“목표한 것에 도달하는 과정
골프와 나, 너무나 흡사해요”
남종규(54) ㈜씨엑스씨(CXC) 스포츠 부사장은 ‘골프여제’ 박인비의 ‘찐’ 팬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처럼 성격 급한 사람에게 여제의 슬로 템포 스윙은 필드에서 샷을 하기 전 한 번 더 생각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믿는다. 여기에 그의 사업에도 여제의 도움을 받았다.
남 부사장을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CXC 사옥 집무실에서 만났다. 남 부사장은 요즘 인기몰이 중인 BT21 캐릭터의 드라이버 헤드 커버를 비롯, 여러 가지 골프용품을 판매 중이다. BT21은 라인프랜즈의 글로벌 인기 캐릭터 IP로 코야, RJ, 슈키, 망, 치미, 타타, 쿠키, 반 등 총 8종으로 구성된 것. 남 부사장은 시제품이 나온 단계에서 ‘팬심’으로 측근과 연이 닿아 박인비에게 헤드 커버를 선물로 줬다. 박인비는 고맙게도 경기 때마다 헤드 커버를 사용했고 TV를 통해 노출되면서 큰 도움이 됐다. 그는 감사의 뜻으로 1년 동안 초상권을 사용하는 계약까지 맺기도 했다. 특히 중국이나 일본 등 해외에서 반응이 더 뜨거워지면서 초기엔 헤드 커버 물량을 대기가 버거웠을 정도였다.
남 부사장은 사실 리빙용품과 화장품 관련 유통전문가로, 골프용품 분야는 이제 시작한 지 4개월도 채 안 됐다. 그는 “BT21 캐릭터를 통해 헤드 커버의 경우 드라이버와 아이언, 유틸리티 커버뿐만 아니라 골프 백과 캐릭터 골프 볼 생산을 제트 원 등에 공급계약한 상태이고 장갑, 골프의류, 신발까지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헤드 커버처럼 20∼40대 여성 골퍼를 타깃으로 하는 골프의류도 협업 완성 단계라고 설명했다. 조만간 서울 성수동 쪽으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라는 그는 당분간 판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되 전문 유통업체에 맡길 계획도 갖고 있다.
남 부사장은 동국무역에서 잔뼈가 굵었다. 6년 정도 지난 시절부터 유통을 담당했다.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 납품하면서 골프를 시작했다. 여러 아이템 중 리빙 분야가 주 업무였다. 무역회사에서 배운 유통업에 눈을 뜨면서 30대 중반 독립했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침구류를 납품하면서 골프를 할 기회가 많아졌다. 취급 아이템을 화장품으로까지 늘리다 보니 거래처가 늘고 손이 모자라 가족도 동원했다.
남 부사장은 사업 시작 후 1년 만에 70대 타수를 기록하는 등 일취월장했다. 2002년 골프채를 본격적으로 잡았던 그는 연습장을 매일 갔다. 부킹만 되면 언제든지, 어느 곳이든지 달려갔다. 그는 “당시 골프 관련 서적을 많이 읽었던 기억이 있다”면서 “특히 신문이나 잡지 골프 레슨 연재물을 이해하려고 몇 번이나 되풀이해 읽었던 게 실전에서 타수를 줄이거나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남 부사장은 ‘물 싱글’로 부르는 ‘81타’를 몇 차례 쳤지만 번번이 70대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03년 봄 친구, 거래처 사람과 함께 나갔던 인천 그랜드CC에서 78타를 쳐 난생처음 70대 타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동반했던 거래처 사람들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았던 게 기뻤다. 그는 전반 9홀에 큰 실수도 없이 파 행진을 이어가다가 파 5홀에서 이글을 잡아냈다. 200m가 넘는 해저드를 가로질러 2온에 성공한 뒤 홀에서 10m 붙였고, 버디만 하겠다고 무심코 친 퍼트가 거짓말처럼 홀로 빨려 들어가 이글까지 작성했다. 하지만 그는 후반에 어찌 쳤는지도 모르게 보기 행진만 거듭했다. 첫 싱글패를 받은 이후에는 한동안 80대 스코어를 전전하더니 6개월이 지나자 세 번에 한 번 정도 70대 타수를 기록했다. 그는 특이하게도 처음 간 골프장에서 70대 타수가 곧잘 나왔다. 지인과 함께 처음 갔던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CC 동 코스에서는 자신의 베스트인 76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때 이븐파까지 갔다가 마지막 2홀을 남겨놓고 연속으로 더블보기로 무너졌다.
주말이면 거의 골프장을 찾는데, 골프에 한창 물이 오를 무렵 그는 화장품 업종에도 진출하면서 마스크팩 사업으로까지 확대했다. 일을 벌여 놓으니 골프를 접하는 횟수가 차츰 줄었다. 거의 10년 이상을 한 달에 한 번 나가지도 못했던 시기도 있었다. 이러다 보니 어떤 땐 톱볼이 자꾸 생기고 생크도 나고 스윙이 낯설기도 했다. 그사이 몸과 체형이 바뀌어서 스윙도 바꿔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그의 드라이버 거리는 220m 정도로 예전보다 20∼30m는 줄었다고 한다. 그는 예전부터 해오던 화장품과 리빙 쪽은 가족에게 맡겨 두고 CXC 스포츠에서 대표를 도와 경험이 부족한 골프사업 분야에 치중하고 있다. 자연스레 최근에는 골프장에 자주 나가는 편이다.
그는 지금도 골프장 가기 전날엔 ‘내일 어떻게 칠까?’ 하며 설레기도 한다. 그는 “골프가 좋은 이유는 아마 목표가 생기면 그에 따라서 승부욕이 생기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골프는 내가 목표한 것에 도달하는 과정과도 너무나 흡사하다. 여기 필드에서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이어주고 나무와 숲, 잔디 속에서 자연이 주는 혜택을 만끽하는 것은 덤”이라고 골프가 주는 장점을 설명했다. 세상일처럼 골프 역시 스스로는 잘못을 잘 못 본다. 자신보다 잘 치는 남에게 스윙을 봐달라고 해야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최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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