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연)와 남편의 인연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가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갔을 때입니다. 캔버라 시내에서 갑자기 남편이 제게 다가와 한국말로 인사하면서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운 남편은 제게 더듬더듬 열여덟 살, 한국 나이로 스무 살이라고 했습니다. 낯선 땅에서 한국말 하는 사람을 만난 게 반가워 연락처를 주고받고, 자주 만나게 됐어요.
얼마 후 남편이 저와 사귀고 싶다고 고백했는데요. 그러면서 사실은 나이를 속였다고 털어놨어요. 사실 만 열일곱 살이었는데, 제가 싫어할까 봐 나이를 한 살 올려 말했던 거였죠. 솔직한 고백에 저는 용서해주기로 했습니다.
다음 해 전 워킹홀리데이가 끝나 한국으로 돌아가게 됐는데요. 남편이 저를 따라 한국에 왔어요. 저희 부모님 집에서 두 달을 함께 지냈습니다. 남편이 호주로 돌아간 이후, 함께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저 역시 다시 호주로 갔습니다. 당시 남편은 정말로 스무 살(한국 나이)이 됐는데요. 그래서인지 어느 날, 갑자기 제 손가락에 맞지도 않는 작은 반지를 끼워주면서 청혼을 하더라고요. 당장 결혼할 여건은 안됐지만, 그 진지한 마음에 퍽 감동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희는 가벼운 만남이 아니라 평생 함께할 미래를 그리며 오래 연애했어요. 저는 어느새 호주에 정착해 유치원 교사가 됐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드디어 호주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됐습니다. 기쁘게도 저희에게 아기 천사가 찾아와 태교에 힘쓰고 있어요.
“라클란! 우리 정말 부부가 됐는데, 그동안 함께한 시간 동안 남자친구로서 날 잘 챙겨주고, 다독여주고, 또 웃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 앞으로 함께할 시간도 잘 부탁할게! 우리 행복하게 잘 살아 보자!”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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