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지켜야할 장관 처신 논란
권칠승(사진) 신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임명되자마자 “지역 예산을 더 살뜰히 챙기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지역 구민에게 보낸 것으로 8일 나타났다.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불편부당한 자세를 견지해야 할 장관이 지역 편중적 관점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문화일보가 입수한 권 장관의 문자메시지를 보면, 권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권 장관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한 뒤 “오늘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여러분들의 성원 덕분임을 잊지 않겠다”고 시작하는 내용을 지역구민과 일부 야당 의원에게 발송했다. 권 장관은 “어려운 시기에 장관직을 맡아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하루속히 국민의 일상과 민생경제가 회복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어 “장관직 수행으로 조금 더 바빠질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추진해오던 공약 사업이나 지역 현안, 예산은 더 살뜰히 챙기도록 하겠다”고 했다. 장관직을 지역구 관리를 위한 기회로 삼겠다는 생각이 엿보이는 발언으로 읽힌다. 권 장관은 이어 “틈날 때마다 인사드리겠다”고 덧붙이며, “더불어민주당 화성병 국회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권칠승 올림”으로 문자를 끝맺었다. 야권 관계자는 “지역 균형발전을 중시해야 할 장관이 벌써 지역 챙기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 들어 급증한 ‘의원 겸직’ 장관의 전형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불편부당하게 행정을 펼쳐야 함에도, 특정 지역 이념에 따라 국정을 좌지우지하려는 경향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지역구 민심은 챙길 수 있을지 몰라도 국민 전체의 신뢰를 저버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도 “보편타당하게 움직여야 할 장관이, 국회의원과 장관 사이에서 ‘정체성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정부를 비판하고 감시하는 입법부의 기능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보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부처가 입장을 내기는 적절치 않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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