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설 연휴에는 짬을 내 평소엔 잘 듣지 않던 클래식과 함께 명상의 시간을 가져보자. 눈을 감고 선율에 귀 기울이면 지나온 날을 되짚고, 새해를 희망찬 기획으로 채울 용기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문화일보에 ‘이 남자의 클래식’을 연재 중인 안우성 오싱어즈 예술감독으로부터 추천받은 ‘연휴 동안 들으면 좋을 클래식 명곡’을 소개한다.
안 예술감독은 먼저 체코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사진)를 추천했다. 교수로 초빙돼 미국으로 건너간 중년의 드브로자크가 인디언 민속 음악과 흑인 음악, 그리고 광활한 자연으로부터 얻은 영감을 표현한 곡이다. 여기엔 ‘미국’으로 상징되는 신세계에 대한 기대감과 조국에 남겨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
고요하게 시작했다가 팡파르를 터뜨리는 듯한 도입부는 웅장한 스케일이 일품이고, 2악장은 애틋한 호른 소리로 향수를 일으킨다. 안 예술감독은 “감염병 사태로 친척과 가족이 한자리에 모일 수 없지만 ‘코로나19’가 물러난 이후 맞이할 새로운 일상을 그리며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랬으면 한다”고 전했다.
노르웨이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에드바르 그리그의 ‘페르 귄트 모음곡’ 1번 ‘아침의 기분’도 함께 들으면 좋을 곡이다. ‘인형의 집’으로 유명한 헨리크 입센이 19세기 후반에 초연한 연극 ‘페르 귄트’에 삽입된 곡으로 세계를 떠도는 모험가인 주인공이 모로코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느끼는 감상을 표현했다. 플루트와 오보에가 번갈아 등장하며 상쾌한 아침을 여는 듯한 선율을 들려준다. 안 예술감독은 “가사가 없지만 멜로디만으로 환하고 희망찬 기운이 그대로 전해진다”며 “새롭게 각오를 다지며 한 해를 다시 시작하기에 더없이 어울리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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