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완 한국외대 교수

“美는 형사처벌 조항 없어서
민사적 징벌적 손배제 둔 것”

“가짜뉴스 정의 불분명하면
위헌소송으로 번질 가능성”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 개혁’으로 포장해 언론사와 언론인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강제적 정정보도 형식 등을 골자로 한 언론 관련 법안들을 2월 임시국회 중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기자의 구속까지 가능한 한국 언론 환경에서 위헌적인 과잉 입법, 편집권 침해 등을 통한 언론의 자유 침해가 우려된다”는 학계 비판이 9일 나왔다.

한·미 언론법 전문가인 문재완(사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소위 ‘채널A 사건’ 등) 언론사 기자를 구속 기소하고 형사 처벌할 수 있는 나라(한국)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라는 처벌 조항을 또 추가하는 것은 과잉 입법”이라며 “미국은 한국이 적용하는 (언론에 대한) 형사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에 (민사적)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둔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제8대 한국언론법학회장을 지낸 문 교수는 “미국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라는 것도 오보가 아닌 명백하게 악의적인, 즉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보도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한국은 언론중재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제도까지 있다”며 “(피해자 구제를 위한) 많은 제도를 갖고 있는데 또 다른 장치를 만들겠다고 하니 과도하다고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특히 ‘가짜뉴스’와 ‘오보’를 분별하지 못하는 입법에 대해서 우려했다. 그는 “거짓인 줄 알고도 알리겠다고 하는 ‘악의’가 가짜뉴스 정의에 있어 중요하다”며 “오보는 정정보도로 대응하면 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입법 및 이후 법 집행 과정에서 언론사의 오보뿐 아니라 비판성 기사까지 가짜뉴스로 묶어 처벌을 시도하는 이른바 ‘프레이밍 효과’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가짜뉴스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을 경우 위헌 소송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정정보도 형태를 강제하는 법안 내용에 대해서는 “편집권 침해”라고 판단했다. 그는 “정정보도가 적극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옳다”면서도 “문제가 된 기사와 같은 크기·위치로 정정보도를 한다거나 1면 게재를 강제한다는 것 등은 분명 편집권 침해”라고 밝혔다. 이어 “기사 내용이 틀린 것인지, 기사 제목이 틀린 것인지 등에 따라 상황이 다 다른데 그것을 일률적으로 정정하라는 것은 과도하다”며 “언론 개혁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권력이 제 편에 섰던 언론인을 추려 자리를 봐주는 잘못된 ‘권언 유착’이고, 정치권은 이를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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