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 사라진 광장시장
“임대료만 月240만원인데…”
“과일 한바구니 팔아도 감사
개점휴업 명절은 난생 처음”
온·오프라인 매출격차 확대
설(2월 12일) 명절 연휴를 사흘 앞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한복 매장을 지키던 이한숙(여·60) 사장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한숨만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하루 전 설 연휴를 앞둔 마지막 주말이었지만 손님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가게 장부에는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매출이 ‘0원’인 날도 적잖게 눈에 띄었다. 그는 “매출이 없어 인건비는 물론 매달 240만 원의 임대료를 내는 것도 한계상황”이라며 “긴급재난지원금 100만 원을 받았지만,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복 가게 주인인 한정혜(여·60) 씨는 “예년 설에 비하면 매출이 3분의 1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 명절에 한복 입는 문화가 사라지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2년째를 맞으며 장기화하면서 명절 경기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부가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를 이어가면서 분위기는 더욱 무겁게 가라앉는 형국이다. 설날 가족 모임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자 재래시장에는 제수용품을 사려는 발길도 끊기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가뜩이나 어려운데 설 대목마저 사라졌다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영업 단체 관계자는 “5인 이상 집합금지로 가족들이 모이지 않는 데다 결혼식, 공연·행사 등이 대폭 줄면서 여러 어려움이 겹치는 ‘N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광장시장 인근 과일가게의 이모(44) 사장은 “예전 같았으면 과일이 대량으로 상자째 나가야 하는데, 올해는 한 바구니만 사 가도 감지덕지할 상황”이라며 “개점휴업과 다름없는 명절 분위기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광장시장상인총연합회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의 영업상황이 심각 수준을 넘어섰다”며 “정부가 어려워진 소상공인을 위해 많은 정책을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도 코로나19 영향으로 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올해 정부의 선물 가격 상한선 한시 인상으로 대형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매출은 다소 늘었다. 1월 4일~2월 7일 사이 신세계백화점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와 본 판매 매출은 지난해 대비 44.7%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설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48.3% 성장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 7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9% 증가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설 선물세트를 예약한 고객이 늘었다”며 “온·오프라인 매출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환·김온유·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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