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처음 방문한 미국 B-1B 전략폭격기가 귀환길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남중국해를 경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 미국으로 귀환하는 여러 항로 가운데 하필 남중국해를 거친 것은 이 지역에서 미·중 간의 팽팽한 ‘신경전’을 보여준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항공기 추적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에 따르면 B-1B 2대가 전날 인도 벵갈루루 기지에서 이륙해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엘즈워스 공군기지로 귀환했다. B-1B는 인도에서 말라카 해협을 통과해 남중국해, 대만과 필리핀 중간 해상을 거쳐 태평양으로 빠져나갔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적 비행 경로라고 관측했다.

현재 남중국해에는 핵 추진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71)와 니미츠호(CVN-68)가 공동작전을 펼치고 있고, 이지스 구축함 ‘존 매케인호’ 등 미국 함정이 활동하고 있다. 중국도 전날 기준으로 대잠초계기 2대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나흘 연속 진입시키는 등 미국의 군사 활동을 견제하고 있다.

앞서 B-1B는 지난 3일 인도 벵갈루루 기지에서 열린 ‘에어로 인디아’에어쇼에 참가했다. 미군의 폭격기가 인도에 착륙한 것은 75년 전 인도가 영국의 지배를 받던 시기인 1945년 10월 이후 처음이라고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설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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