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도로 사정이 많이 좋아져 다니기가 편리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제 고향 충북 음성군 생극면 안터는 오지 중의 오지마을입니다. 일찍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고, 칠 남매가 도시로 출가한 이후 어머니는 홀로 고향 집을 지키며 살고 계십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요즘 홀로 계신 어머니가 더욱더 그리워집니다. 어머니 연세는 올해로 91세이십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90세 생신 잔치도 치러드리지 못해 무척 아쉬움이 남습니다.
자식들 힘들까 봐 환갑과 칠순잔치도 못 하게 하셔서 구순잔치는 꼭 해드리고 싶었는데, 칠 남매 가족이 모일 수 없는 상황이라 평소처럼 홀로 지내셔야 해 너무 송구합니다.
우리 엄마는 당신이 아프시면 자식들에게 피해를 준다며 건강을 위해 동네 복지관에 열심히 나가십니다. 그곳에서 스트레칭과 러닝 기구 30분, 팔 돌리기 기구 10분 등 하루도 빠짐없이 1시간씩 부지런히 건강관리를 하고 계십니다. 특히 6년 전 85세 땐 3박 4일 동안 중국 후난(湖南)성 북서부에 있는 장자제(張家界)를 여행하시면서 거뜬히 톈먼산(天門山)을 정복(사진)해 모두를 놀라게 했던 우리 엄마. 해발 1518m 높이의 톈먼산은 관광객들이 대부분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릅니다. 하지만 엄마는 비가 오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걸어서 정상에 오르는 노익장을 과시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엄마도 이젠 세월을 이기지 못하시나 봅니다.
엄마는 요즘으로선 생각하기 어려운 삶을 살아오셨습니다. 결혼한 지 6개월 만에 아빠는 군대 가셔서 무려 7년 만에 전역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홀시할아버지와 시부모를 모시고 칠 남매를 키우시면서 가난한 삶을 억척같이 살아오신 엄마는 지금 생각해봐도 무척 강인했습니다. 칠 남매만 잘살면 된다며 평소에도 기름값 아깝다고 고향에 내려오지 못하게 하시던 우리 엄마. 바쁜 자식들한테 피해를 준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엄마의 그 깊은 뜻을 이제야 조금이라도 알 것 같습니다.
그동안 효도하지 못하고,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하지 못해 죄송할 따름입니다. 엄마는 지금도 일손을 놓지 않고 살아가십니다. 오직 자식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아오신 엄마를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엄마, 이젠 자식들 걱정 다 잊으시고, 건강만 생각하며 오래오래 사시길 기원합니다.
넷째딸 최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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