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12일)가 설날이다. 내일부터 나흘 연휴지만, 가족도 4인까지만 모일 수 있어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아들과 딸 부부가 요일을 바꿔 부모를 찾는 ‘쪼개기 귀성’을 고민하는가 하면, 부모가 오지 말라고 만류하기도 한다. 공원묘지도 문을 닫아 지난 주말 성묘 법석이 벌어졌다. 귀성 대신 좀 비싼 선물을 보내기도 하고, 아예 ‘설캉스’를 떠나는 사람도 많다.
그래도 설날 아침은 예외 없이 떡국이다. 떡국에는 보통 흰색 가래떡을 쓰지만, 요즘 오색 컬러로 다양해진 가래떡도 흔하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떡국도 지방 특색이 있다. 충청도와 경상도 일부 지역에선 쌀가루를 반죽해 장국에 넣어 만든 생떡국을 먹는다. 경상도엔 찹쌀가루를 익반죽해 양면을 구워 만드는 구운 떡국도 있다. 경남 통영은 조개, 새우 등을 넣은 굴떡국도 즐긴다. 전라도에는 두부 떡국, 닭장 떡국도 있다. 경기도와 강원도는 떡만둣국도 많이 먹는다. 북한에선 개성을 중심으로 조랭이떡국을 즐겼다고 한다.
차례상은 요즘 안 차리는 집도 많지만, 예부터 지역 특산물로 만든 요리가 많이 쓰였다. 특식을 직접 만들어 즐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차례상 음식을 둘러보자. 경상도는 민어, 조기, 가자미 등 생선을 비롯해 다양한 해산물을 쓴다. 배추전과 무전도 있다. 경북에선 상어 고기를 숙성시켜 산적처럼 구운 돔배기가 유명하다. 영덕 등에선 문어를 통째로 찌기도 한다. 전라도에선 홍어와 꼬막이 많이 쓰인다. 특히 홍어는 찜, 포, 회 등 다양하게 요리된다. 강원도에선 명태로 만든 찜과 전, 메밀전 등을 많이 쓴다. 충청도에선 통째로 삶은 닭 위에 달걀 지단을 올려 만드는 계적이 있다. 예전에는 꿩고기로 만들었다고 한다. 충북에선 칡이 많이 나 칡전을 만든다. 서울에선 차례상에 좀 신경 쓴다고 하면 조기(굴비)를 뺄 수 없다. 북어구이도 많이 쓴다. 생선전은 동태전과 대구전이 많고, 고기산적, 녹두 빈대떡도 단골 메뉴다.
설날 이벤트로는 세배를 빼놓을 수 없다. 세뱃돈은 소액이라도 빳빳한 새 돈이면 더욱 기분 좋다. 다만 덕담을 할 때는 결혼, 취직 등은 삼가는 게 현명하다. 남편, 아버지는 틈틈이 주방을 들여다보고 설거지라도 좀 거드는 게 화목한 분위기 조성에도 좋을 것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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