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후반기 빈부격차·부채 심화
1990년대 경제 혼란기에 아르헨티나를 이끈 카를로스 사울 메넴 전 대통령이 14일 90세로 별세했다.
텔람통신 등 현지 언론은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한 메넴 전 대통령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병원에서 비뇨기 감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고 전했다. 시리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변호사였던 메넴 전 대통령은 일찌감치 정계에 입문해 40대에 라리오하 주지사를 지냈다. 그는 두 차례 주지사를 지낸 후 1989년 대선에서 페론주의 정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고 1999년까지 집권했다.
당선 뒤 메넴 전 대통령은 달러 대비 페소화 환율을 1 대 1로 고정하는 페그제를 도입하는 등으로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을 한 자릿수로 잡는 데 성공했다. 경제 안정에 힘입어 재선에도 성공했으나 1999년 퇴임 당시에는 급격한 정책 변화의 부작용이 아르헨티나 경제 곳곳에서 이미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폭넓은 민영화로 빈부 격차가 심화하고, 외채가 급증했으며, 글로벌 경제 변동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고정환율제도 부담이 됐다.메넴 전 대통령은 2003년 대선에도 출마했지만, 결선에서 낙선했고 2005년부터 상원의원을 지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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