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 해역에 48조5000억 원을 투자하는 세계 최대(8.2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선포한 신안 해상풍력단지는 현존 세계 최대인 영국 혼시 단지와 비교하면 7배 이상 크다. 서울과 인천의 모든 가정용 전기 공급이 가능하다고 한다. 12만 개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회복과 ‘그린 뉴딜’ 선도 사업이라고 정부는 감개무량한 듯 자랑한다. 그리고 그날부터 세계 최초로 수소법이 시행됐다. 갑자기 세계 최초·최대 ‘노다지’ 에너지 사업 풍년이다. 그러나 노다지는 오래 가지 못한다. 쓸모없는 폐석이 더 많기 때문이다. 고리원전(原電)을 산업화를 위한 노다지로 간주해 왔지만 현 정부는 위험시설로 분류, 폐쇄했다. 그러면 신안풍력단지는 노다지인가?
풍력발전이 노다지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수명 기간 중 발전 원가 차원의 비교우위가 지속 입증돼야 한다. 특히, 원전 대비 원가 경쟁력이 확실히 입증돼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자료 공개가 왠지 제한돼 완전한 비교 평가는 어렵다. 이에 발전기 평균수명을 풍력 20년, 원전 60년, 그리고 일일 가동시간(평균 이용률)을 풍력 33%, 원전 80%로 간주하는 간이평가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풍력의 원전 대비 이용률은 14% 수준이다.
신안풍력 단위투자비는 정부 발표대로라면 기당 8조 원으로 본다(서울대 등). 신형 원전 투자비를 업계 주장대로 기당 5조 원이라면 이용률과 단위투자비를 두루 고려한 신안풍력 투자 효율성은 신형 원전의 176분의 10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신안사업이 고착된다면 서울과 인천 주민이 17배 이상 비싼 전기 요금을 낼 수도 있다. 물론 정부 규제로 이런 급등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신안풍력 실효 용량이 전체 발전설비의 1.5% 수준이라면 모든 국민에게 25% 정도 전기 요금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추후 모든 정부 자료가 공개된 이후 국제공인 전력시스템 비용평가 모델로 정밀 검증해야 할 과제다.
최근 정부는 경제성 외 각종 환경 비용을 고려한 거시경제성 평가를 시행한다. 그러나 해양발전은 좁은 지역에 폐쇄된 태양광발전 등 기존 발전과는 달리 광활한 해역과 갯벌까지 연계된 공유지 차원의 평가를 요구한다. 특정 해역 공해는 결국 모든 바다로 확산되고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거대한 손실을 야기한다. 풍력발전의 풍류와 해저 지질 변화, 어업 손실, 갯벌 손상이 좋은 사례다.
과거 개발연대 갯벌 매립을 후회한 우리의 기억들은 어디에 있는가? 불확실한 주민이익공유제에 눈이 먼 것인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폐수 방류 위험을 걱정하면서 우리나라 풍력에는 눈 감는다. 세계 최고라는 북해 풍력을 가진 영국은 발전량과 소비량 간의 실시간 괴리 보완 방법이 없어 기술 혁신에 주력하면서 작게 그리고 천천히 간다. 그래도 영국은 탄소중립의 모범국이다.
어쨌든, 미래 지속 가능성을 훼손하는 ‘공유지의 비극’만은 막아야 한다. 이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다. 따라서 ‘과학적 논리보다 개인·집단의 정치적 이익에 종속되는 것’만을 진실이라고 우기는 탈진실(post truth)의 해악에서 벗어나야 한다. 신안풍력단지의 속도와 폭의 큰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 세계 최초·최대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