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전남 순천의 지역신문 대표로 재직할 당시 지역신문발전기금 일부를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석(58) 전남 순천시장이 1심에서 직위상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2단독 장윤미 부장판사는 15일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허 시장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 순천시민의신문 간부 정모(55) 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직원 박모(46) 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형이 이대로 확정되면 허 시장은 직위를 상실한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허 시장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7년간 장기적으로 범행했고 금액도 1억6000만 원 상당에 이르면서도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회피하려 한 것은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그러나 개인적 이익을 위해 사용한 것이 아닌 점, 지역신문을 운영하면서 여론 활성화 및 지역 발전에 기여한 점, 범행 전력, 가족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신문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허 시장의 주장에 대해 “신문사 운영과 인력 채용, 지발위(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 신청을 직접 하는 등 최종 결정권자의 역할을 했다”며 “기금 지원으로 실질적인 혜택을 본 사람은 허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발적 기부였다”는 허 시장 측 주장에 대해서도 “급여 반환 금액이 일률적이고 기부 방식도 차이가 있어야 합리적인데 진정한 의미의 후원으로 보기 어렵다”며 “기부 내역도 기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허 시장은 지난 2006년부터 7년간 순천시민의신문 대표를 지내면서 프리랜서 전문가와 인턴기자의 인건비 등으로 지급한 지역신문발전기금 1억6000만 원 상당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허 시장은 재판을 마친 뒤 “재판부의 판단에 근거가 있겠지만, 결과에 대해선 유감이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이종철 전 순천시의원이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허 시장이 지역신문 대표 재직 시절 7년여간 5억7000만 원의 보조금을 유용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이 전 의원은 순천시민의신문에서 일하다가 퇴사한 후에도 상당 기간 매달 150만여 원이 신문사 이름으로 자신 명의 통장에 입금됐다가 출금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유용 의혹을 제기했다.

순천=정우천 기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