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중립 위반
거짓말로 법관 직업에 모욕
지금 법원은 목소리 획일화
결국 독주로 갈수밖에 없어”
“법치주의 실종 참을 수 없어
조직에 부담 주기 싫어 사직”
“법원에 목소리가 하나만 있으면 획일화되고 결국 독주로 갈 수밖에 없어요. 지금 법원은 우리법연구회 등 일부 진보 성향 판사들과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의 목소리만 있고 그 반대의 목소리가 실종됐어요. 이렇게 되면 반대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적극적으로 표현하겠어요. 그래서 법복은 유니폼이 돼선 안 되는 겁니다.”
현 정부 들어 ‘쓴소리’를 가감 없이 쏟아냈던 김태규(53·사법연수원 28기·사진) 부산지법 부장판사가 17일 저서 ‘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를 출간하며 현 사법부의 편향과 독주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정치적 중립 위반은 물론 법관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거짓말로 법관이란 직업에 모욕을 줬다”며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 사유에 비해 김 대법원장이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것이 위법 정도로 보면 더욱 중한데 퇴진만이 법원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후배 법관들의 자존심을 되돌려주는 마지막 희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저서에서도 김 대법원장에 대해 “법관에게 정치가 상극이라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칙을 거론하기 전의 상식이고, 그런 법관이 정치적 고려를 한다는 것은 독배를 마시는 것과 같다”며 “한심한 것은 대법원장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드는 주체가 대통령도 아니고 국회의원 300명도 아닌 여당 국회의원 중 법관탄핵에 극성이었던 일부 국회의원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1월 초 사의를 표하고 오는 22일 자로 법복을 벗는다. 그간 ‘쓴소리’를 내뱉은 것도 법원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지만, 조직에 더 이상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사직을 결정했다. 그는 “법이라는 건 어느 정도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고 다양성이 요구되는 사회 안에서 유연하게 적용될 수도 있지만, 현 정부 들어 대원칙을 아예 깨버리는 법 적용이 계속됐고 결국 법치주의가 아닌 정치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가자는 식이라 참을 수 없어 목소리를 냈던 것”이라며 “목소리를 내는 데 심적 부담도 굉장히 컸지만 무엇보다 법원에 누가 된다는 생각이 컸는데 이제 그 짐을 내려놓게 돼 안도감도 크다”고 말했다.
격변의 소용돌이를 겪고 있는 법원을 떠나며 그는 마지막으로 작은 바람을 전했다. “‘판사 성향이 어떻다더라’는 말이 없어지는 법원이 됐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어떤 재판장에게 재판을 받든 성향을 따지지 않고도 공정하게 재판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는, 신뢰받는 법원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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