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소주성’ 진단

“정부 직접지원 별 도움 안돼
재난지원금 보편지급도 모순”


전문가들은 소득분배를 강조한 문재인 정부 들어 오히려 소득분배지표가 뒷걸음친 데엔 시장원리를 무시한 채 여전히 ‘소득주도성장’에 집착한 정부의 과실이 자리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도 ‘넓고 두텁게’가 아닌 ‘좁고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7일 통화에서 “고용 악화와 소득분배 악화 모두 정부의 정책 실패에 따른 결과라고 봐야 한다”면서 “정부가 여전히 ‘소득주도성장’에 집착하지만, 현실은 ‘자본소득주도성장’이 돼버려서 고소득층에 유리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민간 일자리를 중심으로 고용 한파가 휘몰아쳐 근로소득은 떨어졌지만, 주식·부동산 시장은 활기를 띠며 자본소득은 크게 증가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등으로 공적이전소득이 크게 늘어난 것도 결국 소득분배엔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직접적으로 지원하면 저소득층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는 실제 경제가 작동되는 원리에 반하는 생각”이라며 “여권이 계속 거론하는 전 국민 대상 보편 지급은 소득분배와 모순되는 개념으로 소득분배 악화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보편 지급은 소득분배 원리에 정면으로 반한다”면서 “인기 영합적 정책으로 표는 얻을 수 있겠지만, 소득분배지표엔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지원은 피해에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과 일부 자영업자, 그리고 고용취약계층 등에 국한해 매우 신중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보전해주는 비용은 저소득층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 역시 “보편 지급이 아닌 선별 지원 형태가 돼야 한다”면서 “코로나19로 소득이 감소하지 않은 계층에 굳이 소득을 늘려줄 필요는 없으니, 넓게가 아니라 보다 좁고 두텁게 지원한다는 생각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본적으로는 정부 주도의 재정 투입이 아닌 기업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성 교수는 “소득 불평등 악화의 핵심은 근로소득 악화로 고용 한파 상황이 소득이 낮은 계층에 보다 타격을 줬다”면서 “노동시장에 가해졌던 충격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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