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005년 대비 40% 감축”
인천시 “석탄발전소 6기 폐쇄”
부산시 “비산업부문 45% 감축”
대부분 정부 목표치보다 높아
구체적 내용없어 현실성 의문
2050년 ‘탄소중립’(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져 순 배출량이 제로가 되는 상태)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말 국내 온실가스(탄소)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한 가운데 전국 지방자치단체도 잇따라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자체가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돼 지역 기업들만 괴롭히거나 현실성 없는 선언적 의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정부가 2030년까지 탄소 발생량을 2017년 대비 24.7%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정하면서 지방정부 차원의 감축 목표를 제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정부가 정한 기준연도보다 12년 앞선 2005년 탄소 발생량을 기준 삼아 4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서울은 에너지 효율이 낮은 아파트와 고층 건물 등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전체 68.2%(2018년 기준)를 차지한다. 여기에 정부가 공공개발 사업으로 4년 내 주택 32만 호를 서울에 짓겠다는 계획이어서 서울시가 정한 목표치에 도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말 유엔기후변화협약 ‘탈(脫)석탄 동맹(PPCA)’에 가입한 인천시는 온실가스 주범인 석탄발전소 6기를 2030년까지 조기 폐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부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지만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확정 고시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으로는 인천시가 조기 폐쇄 방침을 정한 석탄발전소가 최소 30년간 유지된다. 이들 석탄발전소는 인천지역 탄소 배출량의 45%를 차지한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시가 2030년까지 비산업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2017년 대비 44.8% 감축한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탄소 감축 목표치를 2017년 대비 60%로 정했다. 또 광주시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45% 감축해 2045년에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들 지자체가 제시한 탄소 감축 방안은 친환경 자동차 보급과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녹지공간 확충 등 그동안 줄곧 추진해 온 것으로, 새로운 내용이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실현하겠다는 탄소중립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지자체가 정부 눈치를 보며 비현실적인 목표치만 경쟁적으로 높게 설정하는 것은 오히려 탄소 배출에 민감한 산업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탄소 배출이 불가피한 기업 중에는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풍선 효과’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환경부는 각 지자체의 탄소 감축 목표와 방안 등을 종합해 올 상반기 구체적인 지원계획을 내놓을 방침이다.
인천=지건태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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