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의 핵심 요직이다. 200여 명의 검사와 수사관·행정요원 등 1000명이 넘는 직원을 이끌며 정치인·고위공직자·대기업 등이 관련된 주요 사건을 지휘한다. 가장 유능하고 깨끗한 검사가 맡아야 한다. 그런데 이성윤 현 중앙지검장은 오히려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그는 2019년 6월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 출국금지와 관련된 수원지검 안양지청의 수사를 가로막았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심각하다. 수원지검은 설날 연휴가 있던 지난주 소환을 몇 차례 통보했지만, 계속 불응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라는 학연도 있는 이 지검장은 그동안 거악 척결보다 정권 관련 수사를 뭉개는 행태를 보여 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최강욱 의원을 기소하라는 윤석열 총장 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 유착 혐의가 없다는 수사팀의 결재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정권과 코드가 맞더라도 수사의 성역이 될 수 없다. 윤 총장도 대검의 판사 문건 작성과 관련, 서울고검 조사에 응했다. 청와대와 법무부가 후속 검찰 인사를 통해 수원지검 수사팀을 와해시킬지 모른다는 추측도 나돈다. 현실화하면 그 자체로 인사 농단이고 수사 방해 범죄다.

이런 와중에 여당은 중대범죄수사청을 추진 중이다. 검찰에 남은 부패·경제·선거 등 6개 분야 범죄 수사권도 빼앗아, 공소권만 남기겠다는 것이다. 검찰개혁으로 포장하지만, 검찰을 장악하고 정권 수사를 막으려는 것이다. 진정한 검찰개혁의 출발은 최고의 수사 역량을 가진 검찰의 해체가 아니라 정권에 충성하는 정치 검사들 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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