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수석 지낸 文대통령, ‘申 패싱’ 모를리 없다”

여권“檢에 대한 입장 확고히 한것”
申, 출근뒤 회의불참하고 휴가 내

박범계, 檢인사위 조만간 소집
중간간부 대폭 ‘물갈이’ 할수도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으로 드러난 청와대와 법무부 간 갈등이 촉발된 검찰 고위급 인사가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뜻’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맞서고 있는 강경파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정권과 검찰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 수석이 계속 사의를 굽히지 않을 경우 결국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1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문 대통령이 검찰 인사 절차와 민정수석의 역할을 모를 리 없다”며 “아끼는 신 수석의 ‘패싱’을 감수하고 검찰 인사안을 재가한 것은 사실상 검찰에 대한 입장을 다시 확고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의지대로 인사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신 수석과 조율이 이뤄진 것처럼 보고했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유임을 골자로 한 인사안의 정치적 함의를 문 대통령이 모를 리 없다는 게 대체적인 여권의 판단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청와대와 부처 간 갈등으로 포장하려 하지만 결국 정권이 다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싸움을 하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셈”이라고 말했다.

일단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신뢰가 두터운 신 수석이 사의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정권 내부 갈등으로 비치는 상황이 길어질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이르면 다음 주 후임 물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 수석은 이날 오전 출근해 오전 회의는 참석하지 않고 19일까지 이틀간 휴가원을 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한편 법무부가 검찰인사위원회를 오는 19일 또는 22일 중에 소집하기로 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를 두고 주요 권력 비리 수사의 힘을 빼기 위해 수사팀을 대폭 물갈이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민병기·이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