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강경화는 美보다 먼저
“반전 계기 못찾는 한일관계 탓”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취임한 지 열흘째 한·일 외교장관 통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 전임 윤병세·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취임 직후 미국보다 먼저 일본 외무상과 상견례 통화를 나눈 것에 비춰, 반전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일 관계를 방증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한·일 외교장관 상견례 통화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우리 외교부는 최대한 신속히 통화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본 측 사정으로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열흘 가까이 주요국 중 한·일 통화만 이뤄지지 않은 상황은 전임 강 장관이 취임 이틀 만에, 윤 장관이 취임 3일 만에 일본 외무상과 통화한 것과 대조적이다.

통화 지연은 위안부 판결 이후 한국에 한층 더 냉랭해진 일본의 기조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지난 13일 일본 교도(共同)통신이 “일본 외무성이 최근 부임한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와의 면담 일정을 고의로 늦추고, 면담 자리에서는 위안부 판결에 대한 한국 정부의 해법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을 정도로 일본 내 반한 여론이 격화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용수(93) 할머니가 주장한 위안부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가 해법일 수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정부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일본과 논의한 바 없다”고 전했다. 일본 역시 ICJ 회부 주장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ICJ 회부 시 한·일 양국 모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은 “일본은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막상 ICJ로 가면 일본이 유리하지 않을 수 있고, 우리 정부는 ICJ에 가본 경험이 없으므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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