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파문에 대해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입장을 내놨지만, 본질을 교묘하게 호도하고 있다. 핵심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유임 등 검찰 인사안을 문 대통령이 재가했다는 것인데, 실질적 책임자인 문 대통령은 마치 책임 선상에서 빠져 있는 것 같은 입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신 수석의 갈등 탓으로 포장하려고도 한다. 우선, 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다”면서 “국민을 염려시키는 갈등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검찰 출신의 신 수석 기용도 그 연장선이었다는 점에서, 국민 눈에는 추미애 식의 인사·행태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비쳤다. 신 수석도 그런 전제로 수락했다고 한다.

그런데 신 수석을 ‘패싱’하고 이 지검장을 유임시켰다. 문 대통령 책임 아니면 누구 책임이란 말인가. 그런데도 청와대는 “인사안 조율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보고 되고 발표가 됐다”고 했다. 박 장관이 그런 식으로 독주했다면 문 대통령 스스로 허수아비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당장 박 장관부터 경질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일은 하지 않으면서 청와대는 “대통령은 결부시키지 말아 달라”고 했다. 지난해 말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안을 수용해 놓고 “법무부 징계위의 안을 재가했을 뿐”이라며 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무책임의 극치이고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행태다.

검찰은 김학의 불법 출금, 울산 선거, 원전 경제성 조작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간다. 이런 수사를 뭉개려는 의도는 최근 검사장 인사에서도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수사 대상인 이 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기용해 권력수사 방탄용으로 삼을 것이란 얘기까지 돌고 있으니 더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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