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폭로글 올라와
소속구단은 자체 진상조사 돌입

선수들은 “결백하다” 입장 밝혀
일부 “냉정하게 접근을” 의견도


학교폭력(학폭) 파문이 프로배구에서 프로야구로 확산됐다. 프로축구와 프로농구 등 다른 종목에서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연고인 두 구단의 투수 A와 B로부터 학폭에 시달렸다는 글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왔다. 선린인터넷고 출신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자신의 이름까지 공개했다. 글쓴이는 1998년생으로 A와 B보다 한 학년 아래라고 설명한 뒤 “두 선수 때문에 학교와 야구부를 못 나간 적이 많았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이날 총 7개의 글을 차례로 올렸다. 글쓴이는 “2014년 대만 전지훈련에서 폭행했다. 모두가 잘 때 내게 2시간 동안 전신 마사지를 시켰다. 성적 신체 비하가 담긴 노래를 하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피해를 당한 후배, 동기들과 연락하고 있다”고 적었다.

A와 B는 소속 구단에 “결백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구단은 학폭이 발생한 시점의 감독, 선수들과 연락하는 등 자체 진상 조사에 돌입했다. 선린인터넷고 출신인 C 선수는 “A는 고교 3학년 때 체벌 등 가혹 행위를 앞장서서 없앴다. 당시 함께 학교에 다닌 다른 선수들도 ‘A가 가혹 행위를 주도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단은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의 선후배인 소속팀 내 다른 선수와 면담했으나 피해를 당했다는 글쓴이의 주장과 상반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에는 역시 온라인 게시판에 초등학교 시절 한화 소속 선수에게 집단구타를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고, 선수의 실명까지 공개됐다.

한화 구단은 곧바로 진상 조사에 나서 선수, 글쓴이, 당시 담임교사, 그리고 지인 및 선후배들과 모두 접촉했지만 관련 사실을 입증할 만한 단서나 증언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글쓴이는 21일 “어린 시절 기억이라 그 사건 때 그 선수가 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글을 수정했지만, “평소 나를 괴롭히던 무리 중에 D가 있었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나머지 7개 구단도 프로야구 학폭 피해 주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모 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선수 중 누구도 학교 재학 시절 때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나도 선배들에게 그렇게 많이 맞았다’고 주장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 또 애꿎은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돼 마음고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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