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 붕괴 두고볼 수 없다”
검사장회의 등 소집 여부 주목
대검찰청이 집권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치 및 사실상의 검찰 해체 방침에 대해 일선 검찰청에 일선 검사들의 의견 취합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내부에선 “수사 대상자들의 공적 보복”이라며 “형사사법체계의 붕괴를 두고만 볼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검란(檢亂)’ 조짐이 짙어지고 있다.
26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은 전날 수사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검찰청법 폐지법률안 등에 대한 일선 지방검찰청의 의견을 구하는 공문을 공식 발송했다. 대검은 일선 검사와 지방검찰청의 강한 우려를 가감 없이 반영해 이르면 다음 주 중에 법무부를 통해 국회에 전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에선 여당이 수사청 설치 관련 통합 법안을 다음 주에 발의하면 윤석열 검찰총장과 일선 검사장들이 직을 걸고 반대 의사를 공개 표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올해부터 시행된 검경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에 이은 수사청 추가 설치가 형사사법체계를 무너뜨리고 국민과 국가에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피해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검찰 내 사정에 밝은 한 법조인은 “수사청 설치로 기존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면서 “일선 검찰청에선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민원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검사들은 수사권 조정으로 혼란을 겪는 속에서 나온 여권의 움직임에 대해 당혹해 하고 있다. 수도권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수사권 조정이 된 올해 1~2월까지 경찰에서 검찰에 기소의견 등으로 올라온 사건은 음주, 폭행 등 간단한 사건이 대부분”이라며 “상황이 이러한데 여기에 수사청까지 설치되면 향후 3~5년간은 수사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형사전문 한 변호사도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에 고소장을 내도 수사권이 없어 사건을 경찰로 돌려보내고 있다”며 “검찰의 수사를 기대한 고소인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과 일선 검사장들도 대응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윤 총장은 총장직을 걸고 부당한 형사사법체계 변화에 대한 불가 의견을 내는 것을 고민하는 가운데, 일선 검사장들도 검사장회의 소집 등을 통해 집단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에서는 “지금 검찰은 태풍전야”라며 “앞선 윤 총장 직무정지 때보다 이번 형사사법체계의 변화가 더 큰 사안이라 후폭풍이 당시 일선 검사들의 집단반발 때보다 더 클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해완·윤정선·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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