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진)는 결혼과 동시에 강원도에서 텃밭을 가꾸며 살고 있습니다. 저희는 지난 2017년 봄에 처음 만났습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고객이 ‘정말 좋은 사람이 있다’며 소개해준 사람이 바로 태윤 씨였죠. 태윤 씨 첫인상은 바로 ‘순박하고 건실한 청년’이었습니다. 태윤 씨는 첫 만남부터 ‘결혼 후 책임질 자신이 있다’며 강하게 어필했어요. 아직 연애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결혼’에 ‘책임’이라니….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오히려 그런 강단 있는 모습이 귀여워 보이기도 했어요.
당시에 저는 서울, 태윤 씨는 강원도에 있어 장거리 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태윤 씨가 말솜씨는 그다지 없었지만 우직함과 솔직함으로 매력을 꾸준히 어필했죠. 그런 솔직함에 저 또한 점차 마음의 문을 열고 연애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때마침 서울에서 일하던 제가 강원도로 발령을 받게 되며 물리적 거리도 가까워지게 됐어요.
2년간 연애하면서 저희는 차츰 서로에 대한 확신을 쌓아갔습니다. 태윤 씨는 절 보며 ‘자기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여자’임을 확신했다고 하네요. 그렇게 저희는 2019년 봄 결혼식을 올리며 서로 곁을 평생 지키기로 약속했습니다.
저희는 태윤 씨 회사 소유 농지에서 자연스레 주말농장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100평 남짓한 농장에 당근, 배추, 고구마, 비트 등 다양한 작물들을 심기 시작했죠. 땀 흘려 직접 가꾼 농작물을 보며 보람을 느끼게 됐어요.
그러던 중 2020년 초에 한 차례 유산을 겪었어요. 당시 몸도 마음도 무너져 내렸죠. 그때 텃밭을 가꾸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이렇게 작은 식물도 힘내서 살아가는구나’ 하는 마음이 절 다시 살게 했죠. 바로 옆에서 묵묵히 절 챙겨주는 태윤 씨에게서도 힘을 얻었습니다. 그 덕분에 새로운 아기 천사 ‘꼬불이’가 저희 둘을 찾아왔어요. 세 가족이 오손도손 텃밭을 가꾸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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