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1월 1일 너를 낳고 벌써 1년 넘는 시간이 흘렀어. 1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네가 참 빠르게도 자란 것 같아. 처음 네가 세상에 나왔을 때 2.9㎏으로 정말 조그마한 아기였는데, 벌써 10.4㎏이라니 엄마는 네가 쑥쑥 자라는 게 좋으면서도 너의 모든 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아서 아쉽단다.

병원에서 초음파로 처음 너를 보았을 때 심장이 콩콩 뛰는 모습에 얼마나 설?는지 몰라. 엄마가 된다는 생각에 걱정도 많이 되고 출산이라는 것이 두렵기도 했지. 네가 태어난 뒤 양가의 할아버지, 할머니들 모두 떨리는 마음으로 너를 보러 오셨고 씻기지도 않은 네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귀엽게 눈을 꼭 감고 있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았지.

처음으로 초점책을 보여주던 날, 어린 네가 또렷이 책을 보는 모습이 눈에 아직도 선하구나. 하루 종일 돌아가는 모빌을 보고, 손으로 당겨보기도 하면서 보낸 50일! 엄마 아빠와 너는 처음으로 가족사진을 찍었고 너의 모습은 마치 아기 인형 같았단다.

너의 탄생과 동시에 코로나가 생기는 바람에 너는 밖에 나가지 못하고 엄마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정말 길었어. 그래서 집에서 함께한 추억과 시간이 정말 많아. 5개월 즈음 네가 처음으로 엄마라는 말을 했어. 곧이어 아빠도 했고. 얼마나 감격스럽고 신기했는지 몰라. 지금도 너는 엄마 아빠를 정말로 많이 찾고 따른단다.

너와 함께한 지 100일 되는 날 집에서 백일잔치를 했어. 네 외할머니와 고속 터미널에서 꽃도 사서 꽃다발을 만들고 과일도 준비했지. 너의 사진을 정성스레 인화하고 집을 하얀 꽃으로 예쁘게 꾸미는데 다시 오지 않을 그 시간이 정말 행복했어. 이윽고 벚꽃의 계절이 오고 처음으로 너를 데리고 서울대공원에 가서 벚꽃엔딩을 들으며 흩날리는 벚꽃들을 구경했지. 너와의 첫 여행지는 가평 MOAI 카페야. 아빠와 둘이 자주 갔던 곳인데 셋이 돼서 가니 감회가 새로웠어.

5월에는 친가 쪽 조카들과 처음으로 만나 너를 보여 줬어. 다들 가장 어리고 막내인 네가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 했고 네 사촌 언니 오빠들도 너와 잘 놀아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 꽃과 함께한 여름에는 엄마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생일이 다 몰려있어. 환갑을 맞은 할아버지의 생신을 띠동갑인 너와 함께 맞이하여 더 의미가 있었지. 가을에는 색동옷을 입고 알밤을 세며 할머니 할아버지께 인사도 드리고 가족들의 귀여움과 사랑을 듬뿍 받았어. 또다시 계절이 돌아 너를 처음 낳았던 겨울이 됐고 건강하게만 자라면 바랄 게 없겠다는 생각을 하며 1월 1일 너의 생일에 가족들만 단란하게 모여 집에서 돌잔치를 했지. 너의 성장 동영상을 보니 지난 한 해의 여운이 스쳐가며 참 많이 컸더구나. 세상의 모든 기쁨과 지혜가 너와 함께하길 바라며 1년간의 기록을 마친다.
엄마 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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