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법적·위헌적 ‘특별법’

他부처 소관 규제도 적용안돼
국토부도 향후 책임논란 부담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면제하는 각종 인허가 규제가 31개에 달한다는 사실은 건설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절차를 모두 없앴다는 의미다. 그야말로 ‘법 위의 법’이자, ‘만능 뿅망치’가 건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주어진 셈이다. 법에 근거해 일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국토부 측은 향후 처벌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위기지만 전례가 없을 정도로 무소불위의 권한을 쥐게 된 만큼 향후 책임논란이 일 경우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26일에도 “특별법이 초법적이고 위헌적 요소가 너무 많다”는 지적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특별법 11조 1에는 ‘국토부 장관이 실시계획을 수립하거나 승인하였을 때에는 다음 각 호(31개 규제)의 승인·허가·인가·결정·지정·면허·협의·동의·심의 또는 해제 등을 받은 것으로 간주하거나, 인허가 등의 고시 또는 공고가 있는 것으로 본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별법에 열거된 31개 규제 중에는 건축법·골재채취법·국토계획이용법 등 국토부와 직접적 관계가 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군사기지보호법·농지법·대기환경보전법·물환경보전법·도시공원녹지법·자연공원법 등 다른 부처 소관 규제법들도 포함돼 있다. 일반적으로 다른 시설물 등을 건설할 때 이 같은 모든 규제를 거쳐야 비로소 정상적으로 시설을 지을 수 있다. 이들 규제가 최소한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으면 인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에 건설 공사 기간이 길어지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곤 했다.

이번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이 같은 모든 절차를 전부 없애버린 그야말로 ‘특별한’ 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토부로서도 직권남용이나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 특별법이란 ‘면피’를 마련했음에도 무작정 건설 드라이브를 걸기 어렵다는 기류다. 이번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이 월성 원전 사건처럼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 대상이 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국토부는 또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대로 신공항건설추진단을 발족해 업무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입찰을 통해 용역기관을 선정해 사전타당성 조사에 돌입한다. 2월 초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특별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반박했던 국토부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독촉에 한발 물러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용역수행 기관 선정 역시 만만한 사안은 아니다. 이미 가덕도 지역은 세계 최고의 전문성과 권위를 인정받는 프랑스파리공항항공단(ADPi)으로부터 2016년 6월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국토부로서는 최고 기관의 결과를 뒤집을 또 다른 용역기관을 선정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국토부가 스스로 특별법의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냈기에 사전타당성 조사도 결국 정치적 논리에 ‘억지 끼워맞추기’식의 조사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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