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레임덕 논란 커지자
“靑거수기 벗고 주도권 쥐어야”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수사권 박탈을 핵심으로 한 검찰개혁 시즌2를 놓고 불거진 문재인 대통령 레임덕 논란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까지 당·정·청의 원팀을 강조했던 민주당 일각에서 “이젠 당이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등 당청 관계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74석의 거대 여당이 제구실을 못하고 ‘청와대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비판을 받았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은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이견을 침소봉대하고 있다”며 “정부와 여당의 틈을 벌려 레임덕을 이야기하는 일부 언론이 한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전날(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체 국민의 40% 이상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하는데 레임덕이 가능하냐”고 적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레임덕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치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속도 조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수사청 설치 같은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선 시간을 두고 숙고하자는 의미가 담긴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상황에서 강경한 일부가 초고속으로 수사청 설치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4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 대통령이 수사-기소권 분리 속도 조절을 언급했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김태년 원내대표가 곧바로 “그게 아니지 않으냐”며 막아선 사례를 들어 “정권 초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만큼 청와대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레임덕 논란이 커지자 수사청 설치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 법안 발의를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렇게 시끄러운데 발의를 예정대로 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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