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원로·평검사도 비판

전직 검찰총장 및 법무부 장관 등 법조 원로들도 윤석열 검찰총장의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신설에 대한 작심 발언에 대해 “현 정부의 수사청 밀어붙이기는 국가와 법치를 저버린 검찰에 대한 보복”이라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2일 전직 검찰총장을 지낸 한 인사는 “영미법계에서는 검찰이 순수한 기소만 하다 현실주의적 관점에 따라 직접 수사를 하는 추세이고, 독일과 프랑스 등 대륙법계는 수사와 기소를 검찰이 함께하다 인력이 부족해 검찰이 중대 범죄만 수사하되 경찰이 검찰 지휘하에 수사하는 등 서로가 실용주의적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정치권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기소와 수사 분리가 대세라며 초졸속 입법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사청 설치는 선진 입법이 아닌 오히려 전체주의로의 회귀라는 비판도 잇따랐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시키려면 경찰에 대한 수사 지휘권과 자치경찰이 필수적인데 그게 없이 분리한다는 것은 선진적인 사법제도라 볼 수 없는 중국의 방식을 따라 하겠다는 것”이라며 “기소와 수사가 분리된 나라들도 합치려는 추세로 이는 정상적인 선진 사법이 아닌 윤 총장과 검찰을 찍어누르려 의석을 믿고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변호사도 “검찰 개혁은 검찰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함인데 이건 아예 검찰을 없애겠다는 것으로 국가와 법치주의가 달린 문제를 이렇게 졸속으로 한다는 것은 윤 총장과 검찰에 대한 보복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검찰 내부에서도 수사청을 ‘일본제국 시절의 특별고등경찰’에 비유하는 등 날 선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성기범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수사청: 일제 특별고등경찰의 소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수사청은 검사는 물론 누구로부터 통제받지 않는 수사기관이며 특정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고안한 조직”이라며 “특별고등경찰은 구 일본제국이 1910년 메이지 천황에 대한 암살미수의 대역사건이 발생하자, 그전부터 사상범만을 대상으로 업무를 수행한 고등경찰을 확대 개편해 내무성 내에 사상 관련 사무를 취급하기 위해 꾸린 조직으로, 수사청은 그냥 대놓고 하나의 경찰 조직을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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