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대치사 혐의 20대 부모 체포

“새벽에 넘어졌고 저녁에 보니…
언제부터 숨 안쉬었는지 몰라”
친모 재혼… 경찰, 경위 조사중


인천에서 또 8세 여자아이가 온몸에 멍 자국이 있는 상태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아이의 부모를 긴급체포하고 수사에 나섰다. 지난해 생후 16개월 만에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아동학대 사건은 여전히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3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20대 후반의 A 씨 부부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 씨 부부는 전날 인천 중구 운남동 한 주택에서 딸 B(8)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일 오후 8시 57분쯤 자택에서 “딸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하고, 소방당국에 “아이가 새벽 2시쯤 넘어졌는데 저녁에 보니 심정지 상태였다. 언제부터 숨을 쉬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 출동 당시 B 양은 호흡을 하지 않는 상태였고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도 소방당국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뒤, B 양 몸 여러 곳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 A 씨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소방당국의 구급 출동 일지에는 B 양이 지병(암)을 앓았다고 기록돼 있었으나 경찰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B 양의 턱과 이마, 허벅지에 멍과 상처가 보였다고 일지에는 기록됐다.

A 씨는 B 양의 계부로 조사됐으며 B 양의 어머니는 전남편과 이혼한 뒤 A 씨와 재혼한 것으로 파악됐다. B 양보다 1살 많은 친오빠의 몸에서는 학대 피해 의심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초등학교 3학년인 B 양은 숨진 당일 등교 첫날이었으나 학교에 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 씨 부부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확인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인 가운데 살인죄 적용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또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 양의 시신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학대치사 혐의가 의심돼 부모를 체포했다”고 말했다.

인천=지건태 기자, 최지영·김성훈 기자
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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