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퉁, 바람에 휜다.
나는 지상에 앉을 수 없는 새 바람조차 잡을 수 없는
리듬으로 태어난 새 비의 그림자 혹은 입속의 허공 비
의 연주에서 나와 바람을 타고 한차례 날아다녔던 나는
비와 비 중간 즈음에서 머무는 새
나는 부드러운 울림통에 갇혀 비의 심장을 두드리는
새 비가 지상에 닿는 순간 혀끝을 돌돌 말아 버린 새 비
의 말이라고 했으나 말이라 할 수 없는 벙어리 새
조율을 마친 기타 줄처럼 팽팽한 비가 퉁, 연주하는
순간마다 나는 소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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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누가 우리의 안부를 묻지 않아도’ ‘오페라 미용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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