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당뇨·뇌혈관 질환 병력
전문가 “무조건 접종 확대 말고
안전성 신중하게 접근을” 지적
3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하고, 중증 이상반응도 보고되면서, 백신 접종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사망·중증 이상반응 사례자 모두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로 확인돼 65세 이상 고령층 대상 접종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접종 후 신중한 관찰을 주문했다.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평택의 한 요양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뒤 중증 이상 반응을 보인 60대 환자가 접종 나흘 만인 이날 오전 숨졌다. 뇌혈관 질환으로 평택 모 요양병원에 입원한 A 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2시 30분 AZ 백신을 접종한 뒤 다음날 오후 10시 30분부터 고열과 전신 통증 등의 이상 증상을 보였다. 패혈증과 폐렴 등 증상을 보이던 A 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숨졌다. 고양시 한 요양병원에서도 전날 오전 AZ 백신을 접종한 50대 B 씨가 당일 오후 심장 발작과 호흡곤란이 와 응급처치를 받았다. 이어 이날 오전 다시 심장 발작이 나타나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사망했다. B 씨는 심장질환과 당뇨, 뇌졸중 등 복합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에서도 50대 남성이 접종 후 20분쯤 지나 말이 어눌해지는 증세와 두통, 전신 무력감 등 중증 이상반응을 나타내 현장 조치 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뒤 호전되기도 했다. 방역 당국은 사망 및 중증 이상반응 사례와 백신 접종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독감 백신 접종에 비춰보면,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접종 후 사망’ 사례는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 세계 2억 명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면서 발생한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 중 아직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으로 확인된 경우는 없다. 전병률 차의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이상반응이 정말 백신이 문제인지, 다른 요인에서 기인한 건지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접종과정 또는 후에 의료기관에서 관찰이 가능한 상황에서 반응이 나오면 의료인에 의한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접종 시민들이 크게 동요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접종 대상자 중 사망자와 중증 이상반응이 나오면서 고령층 접종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게 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증 이상반응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에 AZ 백신의 고령층 접종 검토를 지시했다. 면역력이 평균적으로 더 취약하고, 기저질환 보유율이 높은 65세 이상에게서 비슷한 이상반응이 발생할 경우 피해는 더 클 수 있는 만큼 무조건적인 접종 확대보다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정 총리는 이날 오전 등교수업 확대에 따라 교사들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백신 당국인 질병관리청이나 전문가 위원회가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재규·송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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