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기 의혹’ 시흥 과림동 르포
일부엔 듬성듬성 묘목도 심어
인근 부동산 “다운계약서 의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투기 의혹이 불거진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인 과림동 농지에는 밭작물이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LH 직원이 매입한 경기 시흥시 과림동 1××-6 지번 농지에는 2일 오후 수확시기를 놓친 밭작물이 누렇게 변색된 채 있었다. 일부 땅에는 듬성듬성 묘목도 심어져 있었다. 보통의 농부는 물론이고 주말농장을 하는 도시민은 자기 손으로 작물을 심으면 가을에 수확하지만 지난 겨울이 지나도록 수확이 이뤄지지 않은 것을 보면 경작이 아닌 토지 보상을 염두에 둔 농지 매입이라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투기 의혹을 제기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의 서성민 변호사도 “이들 직원이 소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토지에 작물과 나무들이 심어진 상태인데 정황상 신도시 개발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A(57) 씨는 “대토 보상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며 “보상을 받게 되면 면적이 줄어도 건물을 올릴 수 있고 가격이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자산 증식의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대토 보상은 공공사업에 수용되는 토지를 현금 대신 개발된 땅으로 보상하는 제도다. A 씨는 “LH 직원들은 순진하게 실명으로 샀지만, 국회의원과 공무원들은 걸리지 않게 차명으로 샀을 것 아닌가”라며 “고위 공직자들의 토지 매입 내역도 전수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른 중개업소 대표 B(58) 씨도 “2019년 당시 매입가가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며 “세금을 줄이기 위한 다운계약서 작성도 의심된다”고 말했다. 반면 중개업자 김홍년(64) 씨는 “농지는 수용해도 보상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손해를 볼 수도 있는데 일반 투자일 수도 있지 않으냐”는 의견을 내놨다.
글·사진 =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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