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은 극찬하고…“檢·야당·삼성이 개혁 발목 잡고 죗값 안치러” 매도

박노해 주도 단체에서 집필
文 정부 출범 글·사진 게재
정치 사건 일방적 견해 담겨

교육단체 “학교 정치화 의도”
교육청 “수업 활용 강제안해”


세종시교육청이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극찬(사진)하고, 검찰·삼성·야당 등을 매도하는 내용의 도서를 관내 모든 학교에 배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교원단체인 국민희망교육연대에 따르면 세종시교육청은 최근 개학에 앞서 지역 99개 초·중·고교에 450쪽짜리 ‘촛불혁명’이란 제목의 책을 느린걸음 출판사로부터 지난달 기증받아 배포했다. 박노해 시인 등이 주도하는 사회단체인 ‘나눔문화’ 관계자 등이 지난 2017년 집필한 이 책은 촛불집회가 시작된 2016년 10월부터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까지의 시국 현장을 글과 사진으로 소개한 것으로, 나눔문화 사무처장으로 있는 김예슬(여·35) 씨가 글을 쓰고 박 시인이 감수를 맡았다. 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이 책을 도서관에 비치해 민주시민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보급 목적과 활용 방법을 전 교원에게 안내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 책에는 정치적 사건에 대해 저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주관적 견해, 특정 집단에 대해 적개심을 부추기는 내용 등이 다수 수록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책 45쪽에는 ‘정유라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게 한 뒤 제2의 김연아로 정계에 진출시켜 보수정당의 차세대 대통령으로 집권시키려 한 프로젝트가 아니던가’라며 황당한 의혹을 사실처럼 소개했다. 272쪽에는 ‘그 많은 죄를 저지르고 죗값을 받지 않고 훨씬 더 강력해진 불패의 존재, 바로 재벌 삼성과 정치 검찰이다’라고 적었다. 또한 297쪽에는 ‘새 정부 초기 보수 야당은 청문회 파행과 인사 비토, 국정감사 거부 등 무늬만 협치지 실상은 협박으로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썼다. 책 204쪽에는 ‘우렁각시 같은 서울시 직원과 시장님께 감사를!’이라며 촛불집회 장소 사용을 적극 지원한 박 시장을 극찬한 뒤 ‘우리 앞으로도 서울시장만큼은 꼭 제대로 뽑자’는 내용이 등장한다.

이와 관련, 국민희망교육연대는 2일 보도자료 통해 “특정 정파의 이념적 시각이 담겨 논란이 되는 도서를 어린 학생에게 배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해당 도서 배포는 학교를 정치화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배포 중단을 촉구했다. 세종시교육청은 “해당 도서는 역사적 사실을 사진과 자료를 중심으로 서술한 것으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국민 참여 중요성을 제시한 자료로 판단해 배포했다”며 “수업 활용에 강제하지 않았고, 활용 여부는 학교와 교사의 자율적 판단 사항”이라고 밝혔다.

세종=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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