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019년엔 수사청 설치 부정적 / 법무부, 2018년엔 “수사청, 기관 비대화로 이어질 것” / 민주당, 2년 전엔 검찰 직접 수사범위 5개→6개 늘려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치를 통한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를 추진 중인 정부·여당이 2019년 초엔 오히려 수사청 설치 및 검찰 수사·기소 분리를 반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법무부는 검찰 수사 기능을 이관할 수사청 설치를 두고 “시스템 전반을 뒤엎는 체제”라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당시 민주당은 검경수사권 논의 과정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를 5대 범죄에서 6대 범죄로 늘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 검찰의 적폐수사가 진행 중일 땐 수사청 설치를 반대한 정부·여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입장을 180도 바꾼 셈이다.
◆민주당, 2019년엔 수사청 설치 부정적…“시스템 전반을 뒤엎어”
3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청 설치는 2018년 말에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소수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진됐다. 그해 11월 곽상도 의원은 수사청 법안을 대표 발의해 검찰 기소권·수사권을 분리하고, 검사는 공소제기·유지만 하도록 했다. 수사청을 설립해 수사를 전담하도록 추진했다. 현재 민주당이 추진하는 수사청 설치를 통한 검찰 수사·기소 분리안과 상당히 동일한 내용이다.
공교롭게도 당시 수사청 설치 법안을 가장 반대한 것은 법무부와 민주당이었다. 현재 입장과 180도 다른 셈이다. 현재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은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2019년 1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수사청 법안은 기존에 있는 경찰·검찰 시스템 전반을 뒤엎는 체제”라며 “검찰에 많은 수사인력이 상태고, (이들 인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그런 부분들에 대해선 고민이 전혀(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에서 직접수사를 일정 부분 담당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국가정보원장으로 임명된 박지원 의원도 “수사청 설치는 지나친 옥상옥”이라며 “(이 논리대로라면) 공수처에서 잘못하는 곳은 공공수사청이 생기고, 나중엔 ‘청수청’까지 생길 것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사청을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다.
현 법무부 장관인 박범계 당시 의원도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회의에서 “(수사청 설치 후) 검찰 수사관의 계량적 필요 인력은 어떻게 되는지, 수사 인력은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 여전히 필요한 수사 인력으로 남게 되는 것인지 계량적으로 나와야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수사청 설치를 두고) 안 되는 것을 위한 명분을 드리는 것이다. (법안을 발의한 곽 의원에겐) 죄송한 말씀입니다만(말이다)”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법무부, 2018년엔 “수사청, 기관 비대화로 이어질 것” 부정적 의견
당시 법무부도 수사청 설치에 난색을 표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2018년 11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수사청 설치는 굉장히 큰 구조의 개편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 문제점이 있다”며 “수사청을 어떤 곳에 설치해도 설치된 기관의 권한 비대화로 이어진다는 지적을 받을 것”이라고 반대했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도 2018년 12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검찰이 갖고 있는 소추기능과 수사기능을 분리해 검사는 공소제기·유지만 하도록 하고, 수사기능은 수사청을 신설해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형사법체계 전체를 재편하는 것”이라며 “더 많은 연구검토 및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법안은 민주당·법무부의 반대 기류에 부딪혀 7차례의 회의를 거친 끝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민주당, 2년 전엔 검찰 직접 수사범위 5개→6개 늘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민주당은 2018~2019년 검경수사권 논의 과정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를 5개 범죄에서 6개 범죄로 되레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는 점이다. 그랬던 민주당이 2년도 안 돼 수사청을 통해 검찰 수사권을 아예 없애려고 나선 것이다.
이날 취재에 따르면, 2018년 11월 백 의원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의 직접 수사를 제한하는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검찰 직접 수사 범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등 5개로 한정했다. 그러나 수사권 조정안의 본회의 통과를 위해 다른 정당들과 ‘4+1’ 논의 과정에서 대형참사 부분이 포함돼 6대 범죄로 범위가 넓어졌다.
검찰 직접 수사 범위에 대형참사가 포함된 배경은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진상규명법)에 따른 진상규명 필요성을 위해 검찰의 직접 수사가 필요하다는 민주당 의중이 받아들여진 결과라고 한다. 세월호진상규명법 28조에 따르면,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발생 원인 등과 관련해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검찰총장에게 고발해야 한다. 이럴 경우 총장은 수사할 검사를 지명해 해당 검사가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수사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불과 2년 전엔 수사청 설치에 반대하고, 직접 수사범위도 늘린 정부·여당이 이제 와서 검찰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수사·기소를 분리하겠다고 나선 것”이라며 “2년 만에 검찰이 ‘공정한 수사 기관’에서 ‘적폐집단’으로 평가가 바뀐 배경이 궁금하다. 그 사이 달라진 것은 검찰이 ‘적폐 수사’에서 조 전 장관 등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게 전부”라고 꼬집었다.
염유섭 기자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치를 통한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를 추진 중인 정부·여당이 2019년 초엔 오히려 수사청 설치 및 검찰 수사·기소 분리를 반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법무부는 검찰 수사 기능을 이관할 수사청 설치를 두고 “시스템 전반을 뒤엎는 체제”라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당시 민주당은 검경수사권 논의 과정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를 5대 범죄에서 6대 범죄로 늘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 검찰의 적폐수사가 진행 중일 땐 수사청 설치를 반대한 정부·여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입장을 180도 바꾼 셈이다.
◆민주당, 2019년엔 수사청 설치 부정적…“시스템 전반을 뒤엎어”
3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청 설치는 2018년 말에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소수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진됐다. 그해 11월 곽상도 의원은 수사청 법안을 대표 발의해 검찰 기소권·수사권을 분리하고, 검사는 공소제기·유지만 하도록 했다. 수사청을 설립해 수사를 전담하도록 추진했다. 현재 민주당이 추진하는 수사청 설치를 통한 검찰 수사·기소 분리안과 상당히 동일한 내용이다.
공교롭게도 당시 수사청 설치 법안을 가장 반대한 것은 법무부와 민주당이었다. 현재 입장과 180도 다른 셈이다. 현재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은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2019년 1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수사청 법안은 기존에 있는 경찰·검찰 시스템 전반을 뒤엎는 체제”라며 “검찰에 많은 수사인력이 상태고, (이들 인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그런 부분들에 대해선 고민이 전혀(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에서 직접수사를 일정 부분 담당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국가정보원장으로 임명된 박지원 의원도 “수사청 설치는 지나친 옥상옥”이라며 “(이 논리대로라면) 공수처에서 잘못하는 곳은 공공수사청이 생기고, 나중엔 ‘청수청’까지 생길 것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사청을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다.
현 법무부 장관인 박범계 당시 의원도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회의에서 “(수사청 설치 후) 검찰 수사관의 계량적 필요 인력은 어떻게 되는지, 수사 인력은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 여전히 필요한 수사 인력으로 남게 되는 것인지 계량적으로 나와야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수사청 설치를 두고) 안 되는 것을 위한 명분을 드리는 것이다. (법안을 발의한 곽 의원에겐) 죄송한 말씀입니다만(말이다)”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법무부, 2018년엔 “수사청, 기관 비대화로 이어질 것” 부정적 의견
당시 법무부도 수사청 설치에 난색을 표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2018년 11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수사청 설치는 굉장히 큰 구조의 개편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 문제점이 있다”며 “수사청을 어떤 곳에 설치해도 설치된 기관의 권한 비대화로 이어진다는 지적을 받을 것”이라고 반대했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도 2018년 12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검찰이 갖고 있는 소추기능과 수사기능을 분리해 검사는 공소제기·유지만 하도록 하고, 수사기능은 수사청을 신설해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형사법체계 전체를 재편하는 것”이라며 “더 많은 연구검토 및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법안은 민주당·법무부의 반대 기류에 부딪혀 7차례의 회의를 거친 끝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민주당, 2년 전엔 검찰 직접 수사범위 5개→6개 늘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민주당은 2018~2019년 검경수사권 논의 과정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를 5개 범죄에서 6개 범죄로 되레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는 점이다. 그랬던 민주당이 2년도 안 돼 수사청을 통해 검찰 수사권을 아예 없애려고 나선 것이다.
이날 취재에 따르면, 2018년 11월 백 의원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의 직접 수사를 제한하는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검찰 직접 수사 범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등 5개로 한정했다. 그러나 수사권 조정안의 본회의 통과를 위해 다른 정당들과 ‘4+1’ 논의 과정에서 대형참사 부분이 포함돼 6대 범죄로 범위가 넓어졌다.
검찰 직접 수사 범위에 대형참사가 포함된 배경은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진상규명법)에 따른 진상규명 필요성을 위해 검찰의 직접 수사가 필요하다는 민주당 의중이 받아들여진 결과라고 한다. 세월호진상규명법 28조에 따르면,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발생 원인 등과 관련해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검찰총장에게 고발해야 한다. 이럴 경우 총장은 수사할 검사를 지명해 해당 검사가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수사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불과 2년 전엔 수사청 설치에 반대하고, 직접 수사범위도 늘린 정부·여당이 이제 와서 검찰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수사·기소를 분리하겠다고 나선 것”이라며 “2년 만에 검찰이 ‘공정한 수사 기관’에서 ‘적폐집단’으로 평가가 바뀐 배경이 궁금하다. 그 사이 달라진 것은 검찰이 ‘적폐 수사’에서 조 전 장관 등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게 전부”라고 꼬집었다.
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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