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출신 ‘테너의 대명사’
100년 지났어도 여전한 매력
1902년 오페라 레코드 녹음
대히트 기록하며 슈퍼스타로
축음기·음반 활황의 ‘도화선’
제일 유명한 오페라가 무엇이고, 제일 잘하는 성악가는 누구냐는 질문을 왕왕 받는다. 참으로 난감한 질문이다. 수많은 마스터피스와 대가들 사이에서 단 하나만을 추려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가장 위대한 테너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답할 자신이 있다. 나뿐만 아니라 그 어떤 성악가에게 묻더라도 대답은 단 하나. 바로 이탈리아 나폴리 출신의 ‘전설의 테너’ 엔리코 카루소(1873~1921)다.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없는 이라도 아마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탈리아의 국민가수 루치오 달라와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함께 불러 유명한 노래 ‘카루소’는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 이름은 테너의 대명사격으로 사용되고 또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지만 정작 그의 노래를 들어봤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100년 전에는 달랐다. ‘카루소’란 이름을 모르는 이는 있었어도 그의 노래를 안 들어 본 사람은 없었다.
1877년 토머스 에디슨(1847~1931)이 축음기를 발명한 이후, 1902년 4월 11일은 음반 녹음 역사상 가장 기념할 만한 날이다. 카루소의 첫 레코드 취입을 위한 녹음 작업은 밀라노의 그랜드 호텔 카루소의 객실에서 이뤄졌다. 그는 오페라 ‘팔리아치’의 ‘의상을 입어라’, ‘토스카’의 ‘별은 빛나건만’, ‘사랑의 묘약’의 ‘남몰래 흘리는 눈물’ 등 아리아 10곡을 2시간 만에 녹음했다. 아직 대형 무대에서의 경험이 적었던 ‘신인 성악가’ 카루소였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이 음반은 대히트를 기록한다.
클래식 음악을 크게 두 갈래로 나눈다면 기악과 성악이다. 그 거대한 양대 산맥 중 성악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 있는 이가 카루소다. 카루소는 고전이다. 100년이 지난 이 테너 가수의 음반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전혀 진부하거나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시대를 초월해 최고 수준을 보여주며 모든 성악가에게 모범이 되는 고전 중의 고전, 클래식 중의 클래식이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오늘의 추천곡
- 칸초네 ‘돌아오라 소렌토로’
전축의 보급을 촉발한 나폴리 민요 중 ‘오 솔레 미오’만큼 유명한 곡이 데 쿠르티스의 ‘돌아오라 소렌토로’다. 낭만적으로만 들리는 이 곡은 의외의 작곡 배경을 가지고 있다. 1902년 이탈리아의 총리가 나폴리를 방문해 임페리얼호텔에 머물게 됐다. 나폴리 시장은 이 호텔의 사장이기도 했는데 황급히 작곡자 데 쿠르티스를 호텔로 불러들였다. 그렇게 급하게 작곡된 곡이 바로 ‘돌아오라 소렌토로’다. 이 곡이 실은 ‘총리님께서 부디 나폴리를 다시 찾아주시기를 바란다’는 아부의 마음을 담은 곡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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