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종식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했던 초 모에 툰 대사에 대한 찬사와 지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초 모에 툰 대사는 지난달 27일 총회에서 “나는 군부 아닌 아웅산 수지의 문민정부 대표”라며 “유엔은 군부에 대항해 조치를 취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민에게 안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초 모에 툰 대사는 연설 말미에 미얀마어로 “우리의 명분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미얀마 시위대가 쿠데타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그가 발언을 마치자 총회에 참석한 각국 외교 사절은 큰 박수를 보냈다. 미얀마 군부는 대사직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는 “유엔에서는 내가 합법적 대사”라며 “능력이 닿는 만큼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역사는 돌고 도는가. 꼭 10년 전인 2011년 2월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실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었다. 긴급 발언 기회를 얻은 압델 라만 샬감 리비아 대사가 “리비아를 살려 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 ‘재스민 혁명’으로 불리는 민주화 시위가 퍼져 나가던 시기였는데, 리비아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 원수의 지시로 평화적인 시위대에 무차별적 발포가 자행돼 1000여 명이 목숨을 잃는 끔찍한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회의를 주재하던 반기문 사무총장이 샬감 대사를 포옹하고 “대사의 뜻을 국제사회가 잘 알고 있고, 리비아 국민을 위해 잘 해결될 것”이라고 위로했다. 다른 안보리 이사회국 대사들도 모두 샬감 대사에게 다가가 격려했다. 이틀 뒤 유엔 안보리는 카다피와 그 자녀 및 군·정보기관 등 핵심 측근에 대한 여행 금지, 해외자산 동결을 골자로 한 강경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특히 시위대 총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즉각 조사에 착수토록 요구하는 내용을 결의에 포함시켰다.
앞으로 10년 뒤, 2031년 2월 유엔 총회·안보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독재자에게 탄압받는 나라의 대사가 다시 한 번 국제사회에 구원을 호소할 수 있다. 중동,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는 물론 유럽까지 어느 대륙의 나라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 최악의 경제 파탄, 인권 탄압에 시달리는 2500만 주민을 구원해 달라며 북한 대사가 손을 드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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