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교환 부지 추후 선정키로
실제 매매 계약 시점 미지수
대한항공은 여전히 ‘발동동’

“지지부진” 비판 여론 의식해
서울시·LH, 우선 봉합 논란


대한항공이 매각을 추진 중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사유부지를 둘러싼 대한항공과 서울시 간의 갈등과 대립이 국민권익위원회 조정에 따라 잠정 합의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다음 주 중 조정 합의서에 최종 서명을 할 예정이다.

다만, 핵심 쟁점이었던 맞교환 부지와 계약 시점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실제 계약으로 연결될지는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동만(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오는 11일쯤 최종 조정 합의를 할 예정이다. 이날 3자를 비롯해 권익위, 국토교통부 등이 모인 가운데 송현동 부지에서 조정 합의 서명식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지난 3일 해당 기관·기업은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날짜, 시간은 각 기관·기업 관계자의 일정으로 다소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3자와 권익위가 조정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을 의식해 어렵게 합의해 사태를 봉합한 것으로 보이지만, 송현동 부지와 맞교환할 후보지가 확정되지 않은 채 이뤄짐에 따라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정 의원 측은 “LH 등에 따르면 조정 합의서에 ‘합의 효력은 맞교환 후보지가 정해진 뒤 진행한다’는 내용, 즉 단서 조항이 담겼다”고 전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조정서 효력은 즉시 발효되나, 실제 매매 계약은 후보지가 정해진 뒤 진행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최종 조정 합의가 한 차례 무산될 당시 서울시가 ‘매매 계약 시점을 특정하지 말 것’을 요구한 데에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애초 조정서엔 계약 날짜를 올해 4월 30일로 정할 예정이었는데, 유력 후보지로 떠오른 서울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 부지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서울시의회 부동의를 이유로 서울시가 입장을 번복했다. 현재 맞교환 대상 후보지로는 서울시가 처음 제안했던 3곳이 모두 거론된다. 서부시험장 외 2곳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업계는 수색변전소 부지, 상암 DMC 미매각 부지 등으로 추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보궐선거, LH 사장 임명 등 외부 일정에 신경을 쓰다 보니 정작 어려움에 처한 기업의 입장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대한항공 소유 송현동 48-9일대를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매입을 추진했고, 권익위의 중재하에 LH가 송현동 땅을 사들인 뒤 다시 서울시 땅과 바꾼다는 구상을 구체화해왔다. 3개 후보지가 제시됐고, LH는 서부시험장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
곽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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