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행, TF 꾸려 정비
신용점수 맞춰 자동반영 추진


금융당국이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금리인하요구권 제도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의 신용점수가 올라 해당 은행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곧바로 금리 인하가 이뤄지는 시스템 마련에 방점을 찍고 있다. 영업점 이해 등에 따라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여부가 달라지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다.

4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은행들에 금융소비자의 신용점수 재측정에 따른 결과가 금리에 바로 반영되는 시스템과 내규 마련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재측정된 신용점수가 더 낮은 금리를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면 자동으로 반영하는 시스템을 갖추란 의미다. 이 경우 은행원 등의 판단이 개입되지 않아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여부에 대한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자가 신용점수 상승 등 신용 상태가 개선되면 금융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개인은 취업, 승진, 재산 증가, 기업은 재무 상태 개선 등이 신용에 큰 영향을 준다. 지난 2019년 6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며 본격화됐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조치는 동일인이 금리 인하를 요구해도 은행마다 수용 여부가 달라 혼란스럽다는 지적에 따른 개선책이다. 지난해 금감원이 진행한 실태조사에서 5대 시중은행만 놓고 봐도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50∼90%대로 천차만별이었다. 현재 은행은 금리가 금융소비자의 신용상태에 따라 변동되는 상품인지, 신용상태 변화가 금리에 영향을 줄 정도인지 등을 내부 기준에 따라 결정한다. 이러한 탓에 일각에선 일률적인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은행마다 비용·수익 구조가 달라 신용점수 산출식이 조금씩 차이를 보여 하나의 기준을 세우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시스템 마련에 초점을 두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TF에서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통계 작성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어떤 은행은 상담만 받아도 금리인하요구권이 발동한 것으로 봤지만, 또 다른 곳은 서류 작성 등을 마쳐야 통계에 반영해 은행 간 수용률 비교가 어려웠다. 우수사례를 발굴해 전 금융권으로 확산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한 은행은 대출 승인을 내줄 때만 금리인하요구권을 안내했지만, 다른 은행은 전 대출 기간에 주기적으로 통지했다. 신용점수가 상향된 고객에게 금리인하요구권을 알리는 은행도 있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민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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