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난 바스, Pink Plastic Lures, 2016. 스페이스K 서울 제공
헤르난 바스, Pink Plastic Lures, 2016. 스페이스K 서울 제공
‘스페이스K…’ 헤르난 바스展
저항·불안 주제 20여점 전시


쿠바계 미국 작가 헤르난 바스(43)는 루벨 컬렉션에 꼽히면서 스타로 부상했다. 국내에서도 두 차례 전시를 열었던 만큼 마니아들이 있다. 그가 이번 봄에 신작을 포함한 작품 20여 점을 선보이는 전시를 서울에서 펼친다.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서울’의 전시는 3가지 점에서 주목된다. 우선, 관객들이 작품 속 이야기를 따라가며 광대한 자연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전시 제목 ‘모험, 나의 선택(Choose Your Own Adventure)’은 미국에서 인기를 누렸던 책 시리즈의 타이틀이다. 독자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다르게 전개되는 책처럼 관객의 상상력이 그림 속 모험의 크기를 좌우한다. 대형 벽지화 ‘괴물과 뱃사람’은 어린 시절 해양 괴물에 심취했던 작가의 경험을 반영했다.

두 번째는 신작 5점이 모두 물을 소재로 해 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겪는 소년의 불안과 우울 그리고 분노와 저항이 그림에 표현돼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에서 영감을 얻은 그림 ‘소년과 바다’가 대표적이다. 소년의 눈빛에서 흘러나오는 감정이 중층적이어서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남미 혈통의 성 소수자인 작가의 정체성이 녹아 있다는 것이다. 그림 ‘핑크 플라스틱 루어(Pink Plastic Lures)’는 루어 낚시 미끼를 통해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꼬집는다. 여기 날아든 플라밍고는 퀴어 축제의 상징으로 쓰이는 새다. 캐딜락에 기댄 남자는 배우 제임스 딘을 모델로 그렸는데, 세상의 편견에 대해 저항하고 싶은 작가의 대변자가 아닐까 싶다. 전시는 오는 5월 27일까지.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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