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격수업 파행… 작년과 똑같아
학부모들 “수업때마다 속 터져”
신학기 개학 나흘째인 5일 오전 공공 원격수업 플랫폼인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온라인클래스에서 또 오류가 발생했다. 개학 첫 주부터 발생한 ‘원격수업 공백’에 교육 당국은 물론 교사를 향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온라인클래스 비상상황실을 방문해 부랴부랴 운영 상황 점검에 나섰지만, 해결은 요원한 상태다.
이날 수업 시작 시간대인 오전 9시를 전후로 전국 곳곳에서는 온라인클래스 오류로 교사와 학생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원성이 터져 나왔다. 온라인클래스는 지난 2일 개학 이후 나흘 연속 오류가 나고 있다.
서울 지역 한 교사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교육부에서 오류를 수정했다던데, 아침에 접속 자체가 아예 되질 않았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권모(34) 씨는 “우리 아이는 안 되고, 같은 반 친구는 잘된다고 해 알아봤더니 웹 브라우저별로 차이가 났다”며 “크롬은 되고 익스플로러는 계속 오류가 나던데, 시스템이 너무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쌍방향 수업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온라인클래스에 화상 수업과 채팅, 동영상 편집 기능 등을 추가했지만, 예상치 못한 접속 오류, 동영상 재생 불가, 수업 완강 처리 불가 등의 오류로 학생과 교사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혼선으로 개학 첫 주 원격수업은 그야말로 파행을 겪으며, 교육부가 말하는 ‘온라인클래스 적응 기간’도 고스란히 수업 공백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는 교육 당국뿐만 아니라 교사들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지난해와 다를 게 없다”며 “선생님들도 동영상 자료나 올려놓고, 원격수업 내실화에 전혀 힘쓰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 A 씨는 “교육 당국에 대한 불신이 학교 현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결국 교사들만 싸잡아 욕먹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날 유 부총리는 급하게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EBS 온라인클래스 비상상황실을 방문해 기술진을 만나 신속한 오류 해결을 당부했지만 교육계 곳곳에서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온라인클래스 기능 장애에 대해 “개학일 한 달 전부터 온라인 시스템을 먼저 가동시켜 교사들이 새 학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며 교육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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